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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검찰 권한을 ‘무소불위’라고 하는 이유 / 윤동호(법학부) 교수
최윤정 19.01.31 조회수 1337

현행 형사사건 처리절차는 검찰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검찰이 형사처분한 인원은 약 200만 명인데, 이 중 50%인 100만 명을 불기소처분으로 종결했다. ‘검찰 사법’이다. 검찰 사법은 법원이 해야 하는 사법을 검찰이 한다는 의미다. 심지어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하면서 법적인 근거도 없이 교육 등을 조건으로 붙이기도 한다. 이른바 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하기도 한다. 법치주의에 어긋난다.
  
그런데 기소 처분된 약 80만 명 중 70만 명도 검사의 약식명령 청구에 의존하는 약식절차에 의해 간이사건으로 처리됐다. 약식절차가 정식절차로 변경되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결국 2016년 형사사법기관이 처리한 200만 명 중 170만 명인 85%가 검사의 판단에 따라 실질적으로 종결됐다. 지금의 형사사법 체계는 검찰에 사실상 ‘전권’(무한 신뢰)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의 권한을 ‘무소불위’라고 하는 이유다. ‘검찰 공화국’이란 말이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에 현행 형사사법 체계는 경찰에겐 전혀 신뢰를 주고 있지 않다. 현행 형사절차에서 경찰은 수사에 관해 재량권이 없다. 경찰에 고소·고발 사건이 접수되더라도 입건하지 않을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고, 수사를 마친 후에는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送致)해야 한다. 그래서 고소·고발을 당한 사람은 바로 형사절차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검찰에 소환까지 될 수 있다. 경찰에서 죄가 없다고 해도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받아야 형사 절차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형사절차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을 받는다.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전화를 받는 순간 무슨 일인가 걱정하면서 내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인가 자책한다. 현행 형사사건 처리절차는 검사의 처분에 집중돼 있어서 경찰 수사단계에서는 시민이 절차적 고통을 벗어날 수 없다. 경찰은 고소·고발 사건은 원칙적으로 2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따라서 고소나 고발을 당한 사람이 경찰 수사단계에서 겪어야 하는 절차적 고통의 최대 기간은 2개월이다. 고소·고발 내용이 터무니없거나 극히 경미해서 검사가 불기소처분할 것이 명확하더라도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조건 절차적 고통을 겪어야 한다. 국민 입장에서 낭비적이고 비합리적인 형사사건 처리 시스템이다.

2016년 형사처분된 200만 명 중 80만 명(약 40%) 정도는 당초 경찰이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형사처분 결과를 세부적으로 보면 ‘혐의없음’은 약 33만 명, ‘공소권 없음’은 약 29만 명, ‘기소중지’는 약 16만 명, ‘죄가 안 됨’은 약 4000명, ‘기소유예’는 716명이었다. 그런데 이 중 법률적 검토가 반영된 의견은 ‘혐의없음’ ‘죄가 안 됨’ ‘기소유예’라고 볼 수 있고, 이는 약 16%에 불과하다. ‘기소중지’나 ‘공소권 없음’은 형식적인 판단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재량권이 개입할 수 있는 사건의 규모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면서 첨부한 기소 여부에 관한 의견을 검사가 변경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 2011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경찰의 불기소 의견을 검사가 기소 의견으로 변경한 사건은 대체로 1%를 넘지 않는다. 반대로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는데 검사가 불기소 의견으로 바꾼 사건은 3%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6월 정부가 발표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이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형사절차상 의미가 크다. 이는 경찰에게 신뢰를 준다는 의미이며, 검찰 주도의 형사절차를 바꾸는 초석이 된다. 현재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이뤄지는 경찰의 ‘1차적 수사 종결권’의 법제화 작업이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합의문은 검사에게 특수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남겨뒀다. 검찰 입장이 반영된 이 방안은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에 반한다. 국회 사개특위는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형사소송법이 아니라 검찰청법에 규정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수사를 받는 시민이 아니라 검찰의 입장에서 편의적으로 규정하려는 발상이며, 사법개혁 방향과 달리 검찰 주도의 형사절차를 강화할 수 있다. 수사와 기소 및 재판으로 이어지는 형사절차에서 피의자와 피고인이 어떠한 권리를 갖는지를 규정한 일반법인 형사소송법에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규정함이 옳다.
  
윤동호 국민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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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3338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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