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당신에게는 좌우명이 있습니까? 갑자기 툭 던진 질문에 당당히 "네 있어요!"라고 말할 국민*인이 몇이나 될까. 사회에서 성공한 인물들의 성공담을 다룬 책들에는 하나같이 그들의 원동력이 되어주었던 심장을 찌를 듯 한 말들이 소개된다. 아직 성공보다는 실패가 수두룩한 우리들에게 어떤 좌우명을 가졌느냐는 질문이 너무 이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실패가 지금 우리들의 진짜 모습이지 않은가. 거창한 좌우명은 다 필요 없다. 국민*인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들만의 좌우명 탄생기를 들어보자.
욕심으로 가득 찼던 고등학교 시절, 중학교 때 썼던 일기를 보게 된 적이 있었어. 그 일기는 그 동안 열심히 일만 하며 사시던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자 회의감으로 둘러싸인 내가 느꼈던 '인생무상'에 관한 긴 글이었어. 지금 나는 행복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행복해 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던 나에게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해야만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어. 그 이후 욕심은 버리고 오늘도 행복하게 살자고 했던 다짐이 삶의 목표이자 지금의 좌우명이 된 거야. 내 좌우명은 누구에게 자랑할 만한 멋진 문구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내 생각과 행동의 모든 판단 기준이 돼왔어. 그래서 즐거움과 행복을 따른 선택에는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아. 공부든 그 이외의 다른 일이든 내가 선택한 것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좌우명을 갖게 된 후의 가장 큰 변화야. |
미디어는 우리 세대를 '디지털 세대'라고해. 디지털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세대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나는 우리 세대가 '해리포터 세대'라고 생각해. 특히 88년생인 나는 초등학교 때 해리와 처음 만나 함께 성장했고 고등학교 졸업 무렵, 그 때의 해리가 그랬듯이 나의 십대도 끝이 났지. 그 영향력은 대단해. 해리포터를 통해 실패에 대한 용기, 진실한 사랑 등 인생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배웠으니까. 하지만 그 중 가장 큰 깨달음이 있다면 역설적이게도 내 삶에 마법은 필요 없다는 거야!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지녔잖아? 내 삶이 곧 한 편의 이야기라 생각해.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인 내가 잠시 실패 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는 거지. 그 이야기의 작가 역시 '나'니까. Nike의 Courage 광고는 이렇게 말해. 'Everything you need is already inside'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힘은 내 안에 있다. 라고 말이야. |
내 꿈은 여군이야. 여자가 군인을 꿈꾼다는 것이 아직은 낯설지? 내 주위에 내가 여군이 되고 싶다고 말하면 '헉'하면서 놀라는 사람들이 많아. 바로 이 꿈 때문에 좌우명을 갖게 됐어. 더 자세히 말하면 3학년이 되기 전에만 볼 수 있는 우리학교 여학군단 ROTC 시험에서 떨어지고 나서 부터지.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체력도 기르고 공부도 꾸준히 해왔는데 막상 맘처럼 쉽지 않으니까 시험에 붙은 아이들이 질투 나고 그랬어.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부족해서였던 거야. 그 때부터 '내 것이 아니라면 탐내지 말자'라는 좌우명을 갖게 됐어. 너무 직설적인가? 그래도 이 좌우명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게 되면서 그 동안 해온 것 보다 더 열심히 운동도 하고 영어공부도 장난 아니게 열심히 하고 있어. 이 정도면 앞으로 내 꿈을 이루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 좌우명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내 마음 속에 콱 박혀서 항상 가슴 속에 새겨두게 된 말이야. 나는 CCC중앙동아리를 하고 있는데 학기 초 신입생 전략회의를 하게 되면 3월에 당장 시작하는 게 아니라 그 전 학기 겨울방학부터 꾸준히 준비를 해. 특히 공부! 벌써 중간고사가 후딱 지나가버렸는데 곧 다가올 기말은 또 한참 남았다 생각하고 있어. 이제는 기말고사에서도 내 좌우명을 발휘할 때가 온 거 같아. |
우선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하게 인터뷰를 해준 네 명의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솔직히 김주현 학생의 '오늘도 내일도 난 행복하기'란 좌우명을 듣고 이건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마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김주현 학생만이 말 할 수 있는 '오늘도 내일도 난 행복하기'란 다르다. 멋지다.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의 좌우명은 이미 잘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No pain, No gain'이라 한다. 영어 책에서 수없이 봐왔던 문구가 그녀의 좌우명 이라니. 하지만 그녀가 수많은 아픔과 부상을 딛고 지금의 자리에서 말하는 이 문구는 그녀를 빛나게 한다. 아직 좌우명을 갖지 못한 국민*인이 있다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 압축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