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전국 347개 대학 중 형제가 같은 지역 같은 대학교를 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형제가 같은 대학교에 다닐 뿐 아니라, 아버지까지도 국민대 동문인 가족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안승로(아버지, 토목공학과 78), 안현중(형, 임산생명학과 07) 그리고 안종원(동생, 산림환경시스템과 08) 가족! 매일 30년 전 아버지가 다니던 길을 따라 국민대를 향한다는 이 특별한 형제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Q. 아버지께서 국민대를 나왔다고 하시던데, 혹시 그 사실이 형제가 국민대를 가는데 영향이 있었나요?
현중) 네. 있었습니다. 수험생 시절, 수시를 여러 학교에 넣었었습니다. 다 비슷비슷한 대학들이었고, 때문에 어디로 진학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었어요. 그때 아버지께서 자신이 나온 대학교이니, 이쪽으로 진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영향을 많이 주었던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나온 대학이라 그런지 좀 친근하고 좋은 이미지가 있었던 것도 큰 이유 중 하나겠죠. 국민대에 방문 했을 때 캠퍼스도 정말 마음에 들었고요.
종원) 저도 형과 거의 비슷해요. 다만, 저는 입학할 경우, 형제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되었어요. 형과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계속 같은 학교를 다녔기에, 대학교까지 같이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Q. 아버지께서 알려주신 팁 같은 게 있다면 다른 국민인에게도 알려 주세요.
종원) 아버지는 토목공학과 셨고, 저는 산림환경시스템학과 형은 임산생명공학과로 과가 다 달라서 아무래도 수업에 관한 도움을 주시진 못하셨어요. 하지만,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선후배 관계나, 동기 관계를 중요히 생각하고, 하나 하나 잘 이끌어 가라고, 대학은 하나의 작은 사회와 같다고 훗날 진짜 사회에 들어가서 힘들어지지 않게 미리 관계를 잘 유지 하는 법을 배우고 터득하라고 항상 말씀해주셨죠. 그 가르침은 현재까지 저희의 대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Q. 아버지와 같은 동아리 혹은 같은 활동을 하고 계신게 있으신지
현중) 아버지가 국민대 재학시절, 용두리 응원단의 응원단장 이셨어요. 사진도 보여주셨는데, 한 번도 용두리 응원단을 직접 방문해 본적은 없어요. 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아버지가 선배라는 걸 실감하게 했던 경험은 있어요. RCY 축제였는데, 그날은 정말 1기 선배님들부터 현재의 회원들까지 모두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참석한 최고참 토목과 선배님께서 저희 아버지가 같은 과 3년 선배셨고 같이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아버지가 저희 선배라는 사실이 현실로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Q. 형제가 같이 학교를 다니시는데, 이 때문에 좋은 점이 혹시 있으신지!
종원) 좋은 점은 정말 많아요. 아무래도 형이 저보다 학교를 1년 먼저 다녔기 때문에, 경험을 통한 좋은 정보와 팁들을 많이 알려주는 편이에요. 과는 다르지만 같은 단과대학이라 겹치는 수업이 꽤 있거든요. 형이 수강신청을 하는데 있어 조언을 많이 해주곤 해요. 서로 알게 된 취업 정보나, 전공 수업 관련 정보들은 바로바로 공유하니, 다른 학생들보다 정보 습득에 유리하죠. 서로 집에 뭔가를 두고 학교에 오면, 아직 집에 있는 형에게 학교 올 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것도 정말 좋아요.(웃음)
Q. 좋은 점도 많지만, 불편한 점도 많을 텐데, 혹시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현중) 음……. 글쎄요, 동생이 같이 학교를 다녀서 딱히 불편한 게 있진 않아요. 오히려 좋은 점이 훨씬 많죠. 굳이 한 가지를 뽑자면 학교성적을 절대 숨길 수 없다는 것? 서로 다 알게 되거든요. 그리고 학교에서 학업에 열중하지 않고 딴 짓을 하면, 걸리기 십상 이라는 것……. 서로 이런 걸로 태클을 걸거나, 종종 약점을 잡기도 해요. 그런데 뭐 다 장난이니까요. 가끔 동생이 걸리면 제가 훈계를 하곤 하는데, 동생이 좀 불편할 것 같긴 하네요.(웃음)
Q. 혹시 형제가 함께 하고 있는 학교 내의 활동이 있나요?
종원) 지구과학, 주택실내공간연구, 고조선과 고대 사회와 같은 수업들을 같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같이 살다보니, 수강신청도 같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RCY 동아리도 같이 했어요. 동아리를 통해 헌혈캠페인, 농활, 친목 여행 등등 많은 활동을 함께 했죠. 이 동아리는 저희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쭉 함께 활동해왔기에 더 의미가 있습니다.
Q. 아버지가 즐겨 다니시던 술 집이나 아지트 같은 이야기를 해주신적 있나요?
현중) 아버지께서 술을 안 드셔서, 즐겨 다니시던 술 집은 없으세요. 그리고 아버지가 학교 다니실 때는 국민대에 건물도 몇 개 없었고, 지금처럼 공원이나 벤치, 조경이 잘 되어 있지 않았대요. 대신 운동장이 지금 보다 훨씬 넓었대요. 지금 국민인 들이 주로 놀러가는 지하 세계도 없었다고 하네요. 심지어 북한산마저 출입금지 지역으로 지정되어 갈 수 없었다고 하셨어요. 아버지는 학교, 도서관, 집만 다니셨다고(웃음)
Q. 아버지가 들려주신 학창시절 이야기가 있다면
현중, 종원) 아무래도 자식이다 보니, 아버지께서 학교 다니실 적 놀았던 이야기는 잘 안 해주세요. 주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셨다고 얘기하시는데, 아버지께서 신도리코에 조기 취업하시고 약 30년째 근속하시고 계신 걸 보면 정말인 것 같아요(웃음). 19살 때부터 아버지를 보아오신 어머니께서도 대학 다니실 적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시구요. 아 그리고, 엠티 가서 통기타 치며 노래 부르고 노셨던 얘기도 많이 하세요. 학창 시절 어머니와 연애하시던 얘기도 많이 하시구요. 주로 꽃구경 또는 롤러장에 가거나 아니면 걸어 다니면서 데이트를 많이 하셨대요. 돈이 넉넉지 못해 떡볶이로 식사를 대신하기도 하셨고요.
얼마 전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요즘 대학생들은 못 노는 것도 안쓰럽지만, 서로 너무 경쟁을 하느라 진짜 친구를 얻지 못하는 게 가장 안쓰럽다고. 실제로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친구가 있어도 외롭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만난 이 형제는 달랐다. 서로 함께 있고 싶다는 이유로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함께 온 이 두 사람은 함께 성공하기 위해 얻은 유용한 정보는 찾아가서라도 꼭 전해준다는 그들, 힘든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찾아갈 수 있고 좋은 일이 있어도 가장 먼저 찾는다는 이들은 가족이기도 하지만, 현재 대학생활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경쟁 없는 진짜 친구인 것 같다. 가끔 아버지와 함께 변화된 국민대와 옛날의 국민대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는 이 가족이 진심으로 부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