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열정ing] 착한 기술 디자인 공모전 대상 - 구경완(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스템디자인전공 09) 학생
김민정 12.01.09 조회수 12937

 

가끔 tv에 나오는 저개발 국가 국민들의 생활을 보고있으면 돕고싶은 마음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당장 ARS참여도 선뜻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반면, 이런 마음을 표현하는데서 나아가 직접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나선 이가 있다. 바로 하이스코와 기아대책이 동남아의 소수 90%를 위해 주관한 '착한 기술 디자인 공모전' 에서 대상을 수상한 본교 구경완(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스템디자인전공 09)학생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내는 동남아 사람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인 기본적인 헬스케어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덴탈케어스틱 이라는 자연소재의 칫솔을 개발하였다는 디자-人팀. 동남아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디자인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착한 기술과 디자인 공모전’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착한 기술과 디자인 공모전’에 참여 하기 전에 LG글로벌 챌린저라는 공모전에 참여했었어요. 이 공모전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 해외 탐방 프로그램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아프리카의 디자인. 즉, 그들의 생활 문화 속에서 살아남은 지속가능하고 생활력 있는 디자인을 눈으로 보고 선진문화, 선진기술만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었어요. 때문에 그들의 문화와 환경들을 이용하여 소수 90%를 위한 디자인을 해보고 싶었고, 착한 기술과 디자인 공모전이 이 생각을 펼치기에 가장 적합하여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 덴탈 케어스틱을 만들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셨는데, 이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칫솔입니다. 다만 동남아 사람들이 실제 삶속에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했습니다. 우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대나무, 칡 나무를 이용했죠.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대나무를 잘 다듬어서 위에 구멍을 하나 뚫고 그 구멍에 칡 나무 조각을 끼워요. 그러고 나서 그 칡 나무를 씹으면, 섬유질로 변해, 마찰력을 일으키면서, 칫솔의 역할을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힘들지만, 동남아에 흔한 님 나무를 이용하면, 나무자체에 살균효과가 있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덴탈 케어스틱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동남아의 경우, 물이 없고,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칫솔, 치약같은)를 거의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있기에 구강질환에 걸릴 확률이 큽니다. 구강질환으로부터 전이되는 많은 질병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덴탈 케어가 시급했고, 때문에 우리는 칫솔을 만들어 주기로 했어요. 선진 문화와 선진기술을 이용한 칫솔을 주면, 덴탈 케어스틱 보다 치아건강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이런식의 도움은 그 사람들을 의존적으로 만들고, 그 사회 내에서 또 다른 빈부격차를 낳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디자인된 완전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을 주고 싶었어요. 

 

 

 

- 이번 공모전에 디자-人팀으로 참여하셨던데, 어떻게 만나게 된건지, 혹시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저와 제 친구 두명이 팀을 이뤄서 참여 했어요. 그 친구는 예전 공모전을 할때 만나게 된 타대학 친구인데, 함께 이런 저런 경험들을 하면서 많이 친해지기도 했고, 디자인에 대한 생각도 비슷해 이번에 함께 나오게 됐어요. 뭐 친구랑은 잘 맞았기 때문에 별로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공모전에 작품을 내기 전 참여여부를 두고 생각을 많이 했죠. 사실 나가지 않으려고 했어요. 원래 저희 작품 모토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통해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을 주자'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당장 대나무 구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뭔가 잘못됐구나 싶어 나갈지 말지 많이 고민했는데, 포기하고 학교에 가는 가게 앞에 바로 대나무가 있더라고요. 이건 나가라는 계시구나 싶어 그 길로 학교에서 바로 만들어 참여하게 됐어요.

 

- 활동이 정말 활발하신 것 같아요! 혹시 다른 공모전에도 참여하신적 있으세요?

사실 학교 다니면서 공모전 참여는 정말 많이 했어요. 제 1회 LG CYON 공모전, 대만 국제공모전, 오사카 국제 공모전, 태주조명디자인,  LG CYON 공모전등  14개 공모전에 참여해 입선부터 대상까지 다양한 상들을 받았어요. 그 외에도 2007. 7 LG전자 MC 상품기획팀 Intern사원으로 인턴경험을 한 적 있고, 아프리카 초등학생을 위한 희망가방 제작 봉사활동, 2011 D2B 공모전 사업계획보고서 PPT 작성, 솔라 트리 프로젝트 연구원, 삼성전자 에코 폰 디자인 프로젝트등의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2010년 2월에는 본교 UIT디자인솔루션센터에 근무하기도 했는데, 그 때 교수님들과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어 좋았어요!
 

 

- 마지막으로 이 공모전을 통해 느낀 점이나 삶의 변화가 생겼다면 소개해 주세요.

내가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직접 만들지 못하는 디자인은 그저 상상만 할 수 밖에 없기에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직접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은 만드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도 있고, 실체는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기에 문제점을 쉽게 파악하고 수정할 수 있죠. 그래서 요즘은 그저 디자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디자인한 작품을 실제로 만들어 보기도 해요. 얼마 전에는 끝에 녹말가루를 붙인 나무젓가락을 만들었어요. 사용 후 땅에 심으면 그대로 식물이 자랄 수 있게 말이죠. 실제로 만들어서 식물이 자라는 것 까지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국민대의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세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에서는 배울게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 참 안타깝더라고요. 그런 학생들에게 교수님을 찾아가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많이 경험하신 분들이에요. 함께 얘기 나누다 보면 아마,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도 교수님들과 많이 얘기하고 디자인에 대한 고민도 많이 상담했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하고 싶은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정말 뚜렷하게 잡을 수 있었구요. 그리고, 학교가 제공하는 장비를 좀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장비를 사용하고 싶으면, UIT디자인 교육 개발원에 방문하면 됩니다. UIT디자인 교육개발원에서는 디자인 실험에 필요한 장비가 많은데, 예를 들면 HED(디자인의 대상이 되는 제품이나 인물을 스캔해 대상물의 정확한 측정 데이터 확보가 가능)와 같은 장비를 들 수 있어요. 예대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곳이 아니라, 전교생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니, 그런 곳들을 좀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세상이 무서워 졌다고들 말한다. 그만큼 옆에 있는 사람에게 조차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구경완 학생은 처음 보는 순간 경계심을 풀게 만드는 편안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마 사람에 대한 따뜻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구경완 학생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분명 기발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저개발국가의 소외된 90%의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에 닿았기 때문일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더 이상 움츠리지만 말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