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예술'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6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만든 'YOUNG DESIRE'. 이 모임은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서교동 근처 박은민 갤러리에서 '자선전시회'를 가졌다. 전시회의 규모는 작았지만 여러 학교의 예술전공학생들이 함께 했기에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였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학생은 바로 'YOUNG DESIRE'의 리더 공업디자인학과 유지훈 학생이다. 그가 이 모임을 구성하게 된 과정과 자신의 작품으로 세상에 전하려는 메시지가 궁금하다. 지금 바로 만나보자.
Q. 'YOUNG DESIRE'라는 이름에 이 모임의 뜻이 담겨있을 것 같아요. '영디자이어'는 어떤 뜻인가요?
'YOUNG DESIRE' 젊은 예술인들의 모임으로, 다양한 예술전공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현재 60명의 멤버가 소속되어 있고요. 대부분이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졸업생들도 있고 문과나 이과계열의 전공자들도 있어요. 학교나 전공에 관계없이 '예술'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어요.
Q. 유지훈 학생이 2학년이라고 들었어요. 아직은 학년이 낮은데도 이런 모임을 구성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이지만 큰 범위에서 본다면 '예술'을 배우고 있어요. 그러면 저도 '예술가'로서 지위를 정립해야 하는데, 도대체 그 시기가 언제인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학생의 위치에서 준비하는 기간이 어느 순간 끌려가는 시간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어요. 스스로 뭔가를 해보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단순히 저와 같이 '미대생'으로 살아가는 학생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그들과 진지하게 얘기도 나눠보고 일도 같이 해보고 싶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모인 젊은 예술가들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어요.
Q. 우리학교 학생들만으로 구성된 모임이 아니고 여러 학교 예술전공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던데요. 학생들의 순수 참여도만으로 이뤄진 활동일 텐데, 학생들을 어떻게 모았나요?
일단 제가 미대생이다 보니 미대생 친구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의 지인, 그 지인들의 지인 이런 방식 로 학생들을 소개받거나 자신의 작업을 올려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그 중에서도 함께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는 따로 연락을 해서 친분을 쌓았죠.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하면 고맙게도 대부분 응해주셨어요. 물론 거절당한 경우도 많아요. 이런 과정만 6개월이 걸렸어요.
Q. 그럼 국민대학교에서는 어떤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나요?
현재는 공업디자인과의 우민섭, 회화전공의 홍도연과 오혜림 학생들이 영디자이어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어요. 이번 전시에는 아쉽게도 민섭이만 참여했어요.
Q. 이번 'ART SHOW for charity'를 유지훈 학생이 주최했다고 들었어요. 많은 준비가 필요했을 텐데요. 준비는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이미 6개월간의 작품 수집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전시할 갤러리를 구한다거나 대관료를 모으는 일 등에서 힘들었어요. 전시회 준비 말고도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부담이 됐거든요. 기획부터 오픈까지는 3주정도 걸렸어요.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는 경험이 부족했던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어요. 전 디자인을 전공하기 때문에 회화작품이나 공예품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선행되지 못했어요. 작품 배치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아요. 회화를 전공하는 친구들이 갤러리에 오자마자 순식간에 해결되긴 했지만요.(웃음)
Q. 이번 '자선기금 전시회'가 끝나고 생긴 수익금은 어떻게 사용되나요?
수익금은 작품의 판매에서 오는 게 아니고 관람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주신 것이에요. 적은 액수가 아닌 수익금이 모였어요. 관람객들의 대부분이 대학생들이었는데,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어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유니세프와 내셔널트러스트와 같은 자선단체에 영디자이어의 이름으로 기부할 예정이에요.
Q. 이외에도 학교폭력근절과 기아후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 활동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영디자이어에서 하는 활동이 모두 사회적인 활동은 아니에요. 저희의 본 취지는 아티스트 그룹이지만 최근에 활동방향이 '자선'이기에 좋은 취지를 갖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학교폭력근절이라기 보단 보이콧 운동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얼마 전 학교폭력에 관한 UCC를 제작해 화제가 되었던 박한울 군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에요. 'Boy in trouble'이라는 구호로 디자인한 티셔츠를 판매했어요. 지금도 판매 중이고요. 또 기아후원 테마로 저희가 8개의 배지를 만들어 역시 판매 중이에요. 여기서 모인 판매 수익도 기부할 예정이에요.
Q. 전시장에서 다큐멘터리에 담을 영상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계속 잡고 있던데, 어떤 내용으로 제작되나요?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최대한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여주기 위한 내용을 촬영하고 있어요. 단순히 디자인이나 미술을 전공한다고 해서 여기저기서 창조가 흘러넘친다거나 낭만이 넘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님을 느꼈어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재료값이 없어서 직접 벌어야 하는 친구들이나 등록금을 직접 벌어야 해서 한 학기 내내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동기나 선배 그리고 후배들이 제 주변에 상당히 많아요. 국민대 조형대 건물만 보셔도 알거에요. 불이 꺼지는 법이 없거든요. 말이 조금 돌았지만 제가 경험하고 지켜본 이런 현실과 더불어 그 안에서 만들어진 '영디자이어'의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어요.
Q. 유지훈 학생의 앞으로의 계획과 최종 꿈이 궁금해요.
일단 영디자이어의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업들을 소개하는 일을 진행하면서 그 작업들을 엮는 책을 출판할 계획이에요. 또 지금은 휴학상태인데 제가 10월에 입대를 하거든요. 제가 직접 관여하기 힘든 프로젝트는 뒤로 미뤄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죠.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느낀 점은 '가능성'이에요.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적지 않은 자선기금도 모였어요. 무엇이든 하고자하는 마음을 끝까지만 가져가면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결과가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모교 매체에 취재되는 영광도 얻었고요. 제 꿈은 유명한 예술가가 되는 거예요. 자신이 가진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눌 줄 아는 예술가로서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시각디자인과 윤호섭 교수님을 매우 존경한다고 했는데, 교수님께 드리는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윤호섭 교수님과 직접적인 사제관계는 아니지만 항상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어요. 동기들 사이에서도 항상 존경의 대상이신, 말 그대로 정말 '큰' 디자이너이자 교수님이시잖아요. 조형대에서 열렸던 그린디자인 전시회도 열 번은 들락거렸을 거예요. "언젠가는 교수님의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긴 거리는 머리에서부터 발 끝 까지다." 그 만큼 자신이 생각한 일을 실천으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 점에서 유지훈 학생은 영디자이어의 리더라는 자리에서 이번 전시를 멋지게 마무리 했다. 물론 그는 경험이 부족했던 것에 대해 아쉬움을 보였지만, 그 또한 그의 실천에서 얻은 값진 선물이 됐을 것이다. 검색창에 '영디자이어'를 검색하면 "저희와 함께할 분을 찾습니다. 와 같은 모집 글들이 눈에 띈다. 아직은 페이스북외 공식홈페이지 조차 없는 이들이지만 1년, 2년 해를 더해갈수록 "함께하고 싶습니다"라는 요청의 글로 도배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앞으로의 영디자이어 그리고 유지훈 학생의 도전에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