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통통(通通)한 대화를 위한 화법
김민정 13.07.28 조회수 12530

말을 잘하고 싶다!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두렵고 어색한 일이다. 대학에 처음 들어와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기만 할 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내가 입만 열면 맥이 끊기는 것 같다는 생각에 움츠러들었던 때가 있다. 분명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 이번 기사를 기획해 보았다. 말 잘하고 싶은 국민*인들을 위한 통하는 화법! 지금부터 잘 읽고 실천해보자.

step 1. 말하기 전 생각하기
생각 없이 말하는 것만큼 사람을 쉽게 기분 상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없다. 말하기 전 조금만 생각을 하고 말해도 서로 기분상하지 않고 좋게 끝낼 수 있는 대화도 ‘생각 없는 말’한마디에 큰소리가 나고 만다. 그렇다면, 말하기 전 어떤 생각을 해야 좋은 말하기가 될 수 있는 걸까. 연애편지와 레포트의 문체가 다른 것처럼, 친구와의 대화와 교수님과의 대화의 방식은 확연히 달라야 한다. 말하는 자세와 톤, 말투는 물론 비언어적인 행동까지도 신경을 써야한다. 말하는 장소나 상황에 따라서도 대화의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편한 친구와 있더라도 그 자리에 편한 친구의 애인이 있다면 말을 가려해야하는 것처럼 그 상황이 공석인지, 사석인지, 함께 듣는 사람이 누구인지, 분위기는 어떤지 등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은 말하기의 시작이다.

step 2. 청자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주어라.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기를 바란다. 조연의 역할을 해야 할 다른 사람이 자신의 주인공 자리를 빼앗는 다면, 누구나 화를 내고 그 사람을 안 좋게 바라본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대화 속에서 주인공이 되어야 할 청자가 조연이 되어 화자의 말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해야한다면, 정작 그 말을 듣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청자의 마음이 닫혀 아무리 멋진말을 조리 있게 해도 서로 통하지 않는다. 통하지 않으면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청자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까? 내가 옳다고 믿는다고 해서 그것을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된다. ‘내 생각에는’, ‘다른 누군가가 말하기를’이라는 서두로 시작해 청자가 받아들일 것인지 거절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주어야 한다. ‘이거해라, 저건 하지 마라’의 명령형 어미의 사용도 삼가야 한다.

step 3. 대화에도 밀당이 필요하다.
어릴 적 뭔가 잘못을 하거나 숨길 일이 생기면 엄마 앞에서 변명을 한 보따리 늘어놓곤 했다. 어릴 땐 아무리 변명을 치밀하게 준비해도 귀신같이 진실을 잡아내는 엄마가 신통방통 하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 말속에 단서가 있었구나 싶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무리 준비를 해도 준비 된 말 이외의 말이나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숨은 감정을 표출시키기 쉽다. 그러다 보면 준비한 말조차 다 차마 다 하지 못하고 대화는 삼천포로 빠지거나 목덜미를 잡히게 된다. 그러나 내가 대화를 주도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상대방이 충분히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린 후 그 말을 통해서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준비된 말을 조금 각색해서 간략하게 말하면 성공적으로 대화를 마칠 수 있다.

step 4. 부정적인 말이라도 긍정적으로 말해라.
입시위주의 교육을 받다보니 대학에 오기 전까지 인성교육은 뒷전이었던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듣기 싫은 말은 안 들어 버리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 말을 듣는 게 익숙지만은 않기 때문. 그렇다면 듣기 싫은 말도 거부당하지 않고 잘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 중 하나는 대화 시작 첫 4초 안에는 가급적 달콤한 말을 하는 것이다. 대화 내용이 다소 충격적이어도 좋은 말부터 들려주면 듣는 사람의 충격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말할 때 긍정적인 단어를 골라서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어차피 안 좋은 얘기를 전달할 생각이라면,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거부감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step 5. 3분 말하고 7분 듣기
화법이라고 하면 말에 얽매이기 쉽지만, 통하는 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다. 대화는 말과 말만을 주고받는 행위가 아닌 서로의 의사를 소통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마음이 닫혀있다면 대화가 될 수 없다. 들을 사람의 마음을 여는 데는 3대7의 법칙에 따라 경청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기말만 하거나, 말의 내용을 폄하하고 비꼬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산다. 그렇다 보니 ‘나는 당신의 말에 토를 달거나 평가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 말 그대로 듣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면 마음이 열리지 않을 수 없다. 이때 7분 동안 그냥 듣기만 한다면 그냥 ‘청’인 것이고, 정성스럽게 들어야 비로소‘경청’이 된다. 말하는 사람의 눈을 맞추고, 얼굴 표정이나 말투등 비언적인 표현에도 신경을 쓰며, 그의 말에 반응을 하며 들어야 한다.
참고로 오스트레일리아 공영방소에서 소개한 경청의 ‘FAMILY 법칙’에 대해서 소개한다.

step 6. 풍부한 화젯거리 챙기기
뭔가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몰라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잘 모르는 사람들과도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가능해 지려면 그 사람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해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끊임없는 독서가 답이다. 가방속에 항상 책을 넣고 다니며 짜투리 시간을 독서로 촘촘히 채우다 보면 어느새 다양한 지식이 머릿속에 촘촘히 채워질 것이다. 둘째, TV를 요령있게 봐라.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TV를 요령있게 골라보면 책만큼 유용하다. 매일 예능프로나 드라마에만 채널을 고정시켜두지 말고, 디스커버리, 역사, 패션, 음식, 여행등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자. 셋째, 신문을 읽어라. 신문만큼 현재 우리 사회의 관심사와 화젯거리가 가득담긴 매체가 있을까. 지하철에서 모두의 마블할 시간에 조금만 짬을 내서 신문을 읽어보자.

step 7. 침묵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말하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침묵을 가장 무서워한다, 말이 끊기면 그것이 말을 재밌게 못하는 내 탓이라 여기며 모든 죄책감을 끌어안고 강제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 버린다. 지금 생각해보면 침묵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자신의 말에 무게를 실어주는 말그대로 금과 같은 것이다. 침묵이 무섭다면 우선은 ‘침묵이 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마음을 가지다. 이는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리고 ‘침묵을 이용해 대화에 의미를 두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초조하다고 아무 질문이나 막 던지지 말고, 그 시간에 상대방이 가장 다루고 싶어하는 화제가 무엇일지 찾아내본다.

위의 내용을 잘 읽어보면 결국 ‘배려’라는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 그 누구와 대화를 하더라도 물 흐르듯이 잘 소통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가. 혹시 말을 할 때 자신이 말할 것만을 생각하느라 상대방의 생각을 놓치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잠시 멈추고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그게 바로 배려의 시작이다.


* 본 기사의 내용은 '지금 당장 써먹는 대화의 기술'(우스이 유키 지음, 눈과 마음, 2010)과 ‘끌리는 사람의 대화법’(이정숙 지음, 하라다 에이지, 2008)에서 발췌하여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