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펑펑 내리는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겨울이다. 구세군의 따뜻한 종소리가 거리 곳곳에 울려 퍼지고 가로수는 밝은 전등으로 한껏 치장을 했다. 날이 추울수록 곁에 있는 사람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연말. 함께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이 계절에 고국을 떠나있는 처지라면 사뭇 외로움에 휩싸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대 학생이라면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겠다. 본교 경영대학에서는 미리 크리스마스를 맞아 내·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63시티에 다녀오는 행사를 기획했다. 손은 시릴지라도 마음은 시리지 않았던 63시티로의 즐거운 외출.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겨울을 보낸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 13일(금), 오후가 되자 국제관 5층으로 설레는 발걸음들이 모여들었다. 이 걸음의 주인공들은 바로 경영대학에 재학 중인 국민*인들이다.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면 간혹 익숙치 않은 생김새의 친구도 보이고 한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가 들려온다는 것. 각국에서 온 친구들이 이렇듯 한 자리에 모인 것은 경영대학에서 타지에 나와 연말을 맞는 외국인 친구들을 격려하고 국내·외 국민*인들의 친목을 도모하고자 함께 외출, 교류하는 행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여의도에 자리한, 그 이름도 친근했던 '63빌딩'에서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 63시티! 소풍가기 전의 들뜬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웅성거리는 국민*인들을 보고 있자니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소풍은 기쁜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 보다 원활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 각 1명씩 2명이 하루 동안 짝이 되어 다니기로 했다. 학생들은 일정을 듣고 짝의 얼굴을 확인한 후 지체할 새 없이 63시티를 향해 떠났다.
버스에서 이동하는 동안, 63시티에 도착해서 내리는 순간, 첫 순서로 구경할 왁스뮤지엄에 들어서기까지 학생들은 처음 보는 사이가 무색할 정도로 금세 친해져서 웃고 얘기 나눴다. 그야말로 왁자지껄 한껏 신이 난 채로 왁스뮤지엄에 입장한 국민*인들. 왁스뮤지엄은 대한민국 최초의 밀랍인형 박물관이다. 500평 규모의 복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약 70여 점의 정교한 밀랍인형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유명한 영화배우와 정치인, 스포츠 선수, 종교인 등 세계 여러 분야 인사들의 실제 모습과 매우 흡사한 밀랍인형들이 테마에 맞춰 나타난다. 박물관 내에서 얼마든지 사진을 찍을 수 있기에 같은 시간 왁스뮤지엄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물론, 국민*인들의 카메라 셔터도 쉴 줄을 몰랐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트리로 장식된 코너 앞은 촬영의 인기 장소! 외국 친구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한국인(밀랍인형)도 짝들의 친절한 설명으로 이름을 널리 떨칠 수 있었다.
왁스뮤지엄을 나온 국민*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잠깐의 휴식과 아이맥스 영화 관람이었다. 63 IMAX는 왁스뮤지엄과 같이 '국내 최초'인데다 '국내 유일'의 글로벌 스탠다드 영사막으로 모든 영화를 3D 상영하고 있는 영화관이다. 10배의 스크린이 선사하는 100배의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꼭 찾아가야 하는 곳. 국민*인들이 본 영화는 40분여의 다큐멘터리로 지구 생태계의 진솔한 면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영화 관람이 끝나고 열심히 구경하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식사 시간을 가졌다. 식당 한편에 4명이 한 테이블씩 주르륵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에서 맘에 드는 음식들을 골라 주문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63시티도 식후경'인지 따끈따끈한 음식들이 차례로 나오자 소란스럽던 테이블이 잠시 조용해지며 다들 맛있는 식사에 열중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서 활기를 되찾은 국민*인들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 씨월드는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 있는 63시티 내의 아쿠아리움이다. 살아있는 동물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생동감 때문인지 구경하는 국민*인들의 입에서 종종 탄성이 나왔다. 아장아장 걷는 펭귄들과 오색빛깔 찬란한 움직임의 열대어, 호불호가 갈리는 매력적인 파충류까지 학생들의 방문을 반겨주었다. 국민*인들은 서로 자국에서 부르는 물고기의 이름을 알려주기도 하고 짝과 닮은 물고기를 가리키며 장난을 치는 등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해 준 곳은 해발264M의,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 스카이아트였다. 국제 미술 문화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2008년 63빌딩의 60층(구 전망대)에 개관한 스카이아트는 과거 전망대로서의 역할을 아직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뒤로는 서울의 근사한 야경이, 앞으로는 참신하고 유쾌한 미술 작품들이 한 데 공존해 있는 셈이다. 늦은 시간까지 일정을 소화하느라 얼핏 지쳐보이던 국민*인들의 눈이 다시금 휘둥그레 떠지며 곳곳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외국인 친구들도 서울의 야경을 진지하게 감상하며 어느새 피로를 덜어낸 듯 했다.
9시, 반나절을 함께한 만남이 종료되는 시점이었다. 처음 만날 때부터 줄곧 웃음을 잃지 않았던 국민*인들이었지만 정해진 하루가 끝난다는 사실에 표정에서 아쉬움이 드러났다. 하지만 같은 학교를 다니고 심지어 같은 학과를 다니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시간이 더욱 더 길 것을 알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안녕을 말했다. 단체사진을 찍으며 어느덧 단란함마저 뽐내던 국민*인들. 그들에게 함께한 시간이 준 온기가 크리스마스를 지나 올 해의 마지막까지 지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