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쉽게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중국, 일본, 이집트, 러시아, 미국 등 유학생들의 출신 국적도 무척 다양하고 제 각각이다. 각양각색의 출신 배경만큼이나 한국인들과는 다른 독특하고 톡톡 튀는 사고방식을 가진 외국인 유학생들. 그들 곁에는 늘 그 특유의 발랄함과 웃음소리가 늘 함께한다. 그 수 많은 유학생들 중에서도 유독 멀리서도 눈에 띄는 금발의 미녀가 있었으니! 바로 프랑스에서 온 유학생 ‘클레어’였다. 외모부터 패션 스타일까지 무척 눈부셨던 그녀. 벌써 한국에 온지 일 년이 되어간다는 그녀는 그 밝은 미소만큼이나 다른 누구보다도 유쾌하고 알차게 한국 생활을 즐길 줄 아는 엄연한 ‘베테랑 한국인’이었다.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이 하루하루 너무나 즐겁고 소중하다고 말하는 멋진 국민*인, 생글생글한 미소가 매력적인 그녀를 만나보았다.
<경복궁과 창경궁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Q. 본인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에서 온 클레어라고 해요. 한국에는 작년 8월에 와서 벌써 온지는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지금 현재 경영대학 경영학부에서 국제 경영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금융학에 대해서 공부했었어요. 경영과 금융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그 분야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고, 공부 말고도 외국인 유학생 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에도 참가하면서 많은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이곳 저곳 경험하며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Q. 한국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역시 언어적인 부분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한국어를 따로 공부하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 도착해서도 가장 힘든 점은 역시 대화였습니다. ‘미리 공부를 하고 왔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후회가 들어 조금 아쉬웠어요. 다행히 국민대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유학생 프로그램인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서 좋은 한국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주기적으로 한국 친구들에게 한국어 수업을 받고 도움을 받기 때문에 지금은 훨씬 나아졌습니다. 언어라는 부분이 외국에서 생활하고 경험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또 한번 느끼게 되는 계기였어요.
<유학생,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한 명월 민속관 행사>
Q. 왜 교환학생으로서 국민대학교를 선택했나요?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에 저는 항상 다른 나라로 가서 공부하면서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어요. 제가 자란 프랑스에서만 공부하고 지내기에는 다른 나라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결국 교환학생을 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유럽권 나라들은 평소에도 잘 알고 방문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따 가고자 하지 않았고 제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생소한 나라로 가고 싶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저는 아시아 쪽 국가에서 공부해보고 싶었고 그 결과 한국을 택하게 되었죠. 중국은 너무나 많은 교환학생들이 선택하는 나라였고 제가 알고 싶은 동양의 문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요. 남은 두 국가 한국과 일본 중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분위기에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여러 교환학생 제도를 운영하는 많은 한국 대학교들 가운데에서 국민대학교의 운영 방식이나 시스템이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2014 서울 패션 위크에 참가한 클레어의 모습>
Q. 한 눈에 봐도 스타일이 무척 좋아요. 평소에 패션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경험이 있나요?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부터 항상 ‘옷’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흥미가 많았던 거죠. 클수록 단순히 ‘옷’이라는 ‘물건’에 대한 단편적인 느낌보다는 사람을 꾸미고 가꿔주고, 인격적인 분위기도 드러내게 해주는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하게 되어 더욱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또 제 고국인 프랑스가 전 세계에서도 패션으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나라였고, 주변에 샤넬이나 구찌처럼 고급 브랜드가 많으니 자연스럽게 더 흥미가 붙었죠. 많은 학생들이 제가 프랑스에서 왔다고 하니 그런 고급 브랜드 제품을 늘 접하고 살 수 있냐고 하는데 프랑스에서도 비싸긴 마찬가지예요(웃음)
이 쪽 분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우연찮게 한국에서도 패션에 대해 더 알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었는데 바로 ‘서울 패션 위크’였어요. 패션업계 종사자나 디자이너들만 참가할 수 있는 큰 규모의 행사였는데, 마침 제 룸메이트의 가족 분이 그 쪽 업계 종사자였기 때문에 초대 받아서 참가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행운이었죠. 평소에 관심은 있었지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고급 의류제품들도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고, 레드카펫을 밟고 포토존에서 연예인처럼 사진도 찍어볼 수 있었어요. 정말 신나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 말고도 틈이 날 때마다 여행을 즐기는 클레어>
Q. 프랑스에서의 대학생활과 한국의 대학생활을 비교해본다면 어떻나요?
두 국가의 문화에 있어서 사실 많은 차이점을 느꼈어요.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조금 충격 받았던 것은 한국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이었어요. 성적에 대한 강한 집념과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노력이었죠. 프랑스의 대학생들은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학 수업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요. 반면에 한국 학생들은 반드시 ‘A’학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 차이를 느꼈습니다. 대학의 시설 구성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는데, 한국 대학들은 캠퍼스 내에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식당이나 서점, 기숙사와 같은 복지 시설들이 잘 구비되어 있는데 프랑스의 대학들은 이런 복지시설들이 교내 구역에는 포함되어 있지가 않아요.
식사를 할 때는 학교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기숙사도 학교에서는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는 편이예요. 한국 기숙사는 남녀 학생들의 기숙사가 각각 구분되어있지만 프랑스는 한 건물이나 한 층에 섞여있는 경우도 있고요.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비교해보자면, 한국에서는 나이가 한 두 살 정도만 차이가 나더라도 선, 후배 개념이 있죠. 반면에 프랑스는 그런 ‘나이와 선, 후배’ 개념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한국의 선, 후배 관계가 부럽게 보이기도 했죠.
Q.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가 무척 인상적이네요.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준다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강의 환경과 학생과 교수의 관계가 있네요. 한국 대학교의 수업들은 각각 해당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학생들이 한정이 되어있죠. 때문에 듣고 싶어도 인원 제한 때문에 못 듣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고요. 학생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교수들은 학생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개별적으로 학업을 도와주거나 학생들과 함께 학업 이외의 활동을 통해 서로 더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죠. 하지만 프랑스는 반대예요. 각각의 수업에 수강 제한 인원이 없기 때문에 학생 수가 무척 많게 되죠. 보통 많게는 200명도 넘으니 교수가 개별적으로 학생 개개인과 가까워지거나 친밀해 질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요. 어떻게 보면 한국 학생들은 수강 제한 인원 시스템 때문에 듣고 싶은 강의를 듣지 못해 아쉬워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교육의 환경에 있어서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해요.
Q. 유학생으로서 국민대학교 학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좋은 점을 꼽아 본다면?
당연히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건 교정의 경치예요. 서울에 위치한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주변이 산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공기도 맑고 산뜻한 느낌을 항상 받을 수 있고, 교내에 나무나 꽃이 많아 수업을 듣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늘 기분이 좋고 상쾌한 느낌을 받아요. 특히 봄에는 벚꽃들이 정말 눈부시게 피어서 프랑스에서는 보지 못했던 경치에 반해서 한동안 학교 안에서만 돌아다녔어요. 학교 내에서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 밖에 또 좋은 점은 교내 학생들간의 동아리 시스템이 잘 이루어져있다는 점이예요. 활동에 참여하는 한국 학생들도 모두 즐겁고 적극적이고요. 프랑스에도 물론 동아리 개념의 ‘Student Club’들이 있지만, 한국 학생들처럼 단체 활동에 적극적이거나 열정적이지 않아요. 저도 지금 현재 국민대학교 ‘G-Chord’ 동아리에 들었어요. 노래는 잘 못하지만 음악 듣는 걸 좋아해서 열심히 활동 중이죠. 얼마 전에는 MT도 다녀왔답니다. (웃음)
Q. 국민*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여러모로 힘든 점들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잘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옆에서 친절히 알려주고 도와주는 많은 한국 친구들 덕분이었어요. 외국인 유학생이더라도 스스럼 없이 다가와 말을 걸고 도와주는 한국 친구들의 따뜻한 ‘정’이 너무 좋았어요. 덕분에 저도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프랑스에 돌아가더라도 친절하고 따뜻했던 한국 친구들의 정과 마음을 잊지 못할 거예요.
한국 학생이라면 누구나 ‘유럽’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다. 20대의 목표 중 하나를 꼽아보라면 많은 이들이 답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유럽 배낭 여행’인 것처럼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유럽은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온 그녀는 한국이라는 국가는 정말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얘기했다. 고국 프랑스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하고 그 문화에 푹 빠져버린 클레어. 그녀를 보면서 우리도 다시 한번 우리 고국인 한국에 대해서 돌아보고 애착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어디서나 환하게 웃으며 매 순간을 즐기는 클레어처럼, 다른 많은 국민*인들에게도 하루하루에 감사하고 즐길 줄 아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슴에 한껏 꽃 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