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축구, 농구, 검도, 유도. 우리는 살면서 많은 스포츠를 접한다. 영상 매체를 통해 눈으로 보고, 사람들로부터 전해 들으며, 직접 배워보기도 한다. 그중에는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무술인 '택견'이 있다. 택견은 우리나라 고유 무예로, 2011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세계에 알려진 자랑스러운 무술이다. 택견은 우스꽝스러운 춤 동작이 아니다. 그 유연함 속에는 상대를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강함이 숨어있다. 택견을 수련하고 전파하는 국민대학교 택견 동아리 '미르'를 만나 택견은 어떤 무술인지, 동아리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Q. 택견 동아리 ‘미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국민대학교 택견 동아리 '미르'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하람이라고 합니다. 미르는 1993년에 창단돼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하는 동아리입니다. 주로 민족 고유의 무예인 택견을 수련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동아리 회원이 많지 않아 선수들의 대회 참여가 원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동아리 회원이 많아지고, 선수들의 기량이 늘어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운동 동아리의 특성상 남성 회원이 주를 이루는 동아리가 많지만 미르의 경우 여성 회원의 비중도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이에 따라 회원들의 특성에 맞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성, 여성 그리고 재학생, 졸업생 모두 함께 운동을 하고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점이 미르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얼굴을 발로 차거나(상),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것(하)으로 견주기의 승부를 겨룬다.
Q. 택견이 다른 무술과 비교해 차별화 되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택견의 매력은 누가 뭐래도 부드러움 속의 강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택견을 하는 모습을 봤다면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동작들은 춤처럼 유연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부드러움과 강함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전통적인 택견에 더해, 견주기(겨루기)로 승부를 겨루듯 스포츠화된 것이 오늘날의 택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와 실력을 겨루는 견주기는 얼굴을 발로 차거나 상대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면 이기는 것이 기본적인 룰입니다. 무술에는 다양한 유파와 협회가 있듯이 택견도 마찬가지입니다. 크게 '결련택견협회', '대한택견협회', '전통택견협회'로 나뉘는데 각각의 동작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는 결련택견협회의 택견을 수련하고 있습니다.
▲ 결련택견협회의 주도로 진행된 강화훈련(좌), 복지관 무도실에서 이루어진 견주기 연습(우)
Q. 운동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되나요?
정규 훈련 시간에는 남성 회원과 여성 회원으로 그룹을 나눠서 운동을 합니다. 남성 회원의 경우 택견 대회의 룰 내에서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기술을 연습하는 등 견주기 위주로 훈련을 합니다. 여성 회원의 경우에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맨몸 운동, 그리고 모범적인 시범을 보일 수 있는 택견 동작 연습에 주력합니다.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정규 훈련 외에 주말을 통해 시합을 위한 운동을 합니다. 시합이 있기 2~3개월 전부터 체계적인 기술 연습을 선행한 뒤 졸업하신 선배님, 타 대학의 택견팀과의 견주기 연습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진행합니다. 방학에는 결련택견협회의 주도로 진행되는 강화훈련에 참여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도 진행합니다.
▲ '2014 결련택견배틀'에 참가한 국민대팀 선수들
Q. 참여해 온 택견 대회들을 소개해 주세요.
이번에는 사단법인 결련택견협회가 주최한 '2014 결련택견배틀', 수원시생활체육회에서 주최한 택견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결련택견배틀의 경우 6개월의 기간에 걸쳐서 매 주 토요일마다 2~3경기를 진행합니다. 국민대팀으로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14전 11승 1패 2무로 승률 78%로 최다승상,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수원시생활체육회에서 주최하는 택견 대회는 수원의 각 구에 소속해 참여했습니다. 사실 참가할 수 있는 택견 대회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더욱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의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운동하려고 합니다.
▲ 이하람 학생은 프랑스 택견 세미나에 참여한 경험이 동아리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Q. 프랑스 택견 세미나를 통해 어떤 활동을 했나요?
프랑스 세미나는 용인대의 이건희 선수와 함께 프랑스로 가서 택견을 소개하고 전파하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건희 선수의 시합 영상을 본 세미나 주최 측이 그에게 연락을 했지만, 언어차로 인해 의사소통상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어를 할 수 있고 택견 경력도 있는 제가 프랑스 세미나에 함께 가게 됐습니다. 저로서는 통역을 하고 택견을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흔쾌히 동행했습니다. 그곳에는 원래 택견을 했던 사람이 일부 있었지만 쿵푸, 시스테마, 주짓수 등 다양한 무술을 수련하고 지도하는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세미나에서는 택견이 어떤 동작으로 이루어지고, 시합의 룰은 무엇인지 등 전반적인 이론에 대해 먼저 알려주었습니다. 그 후 직접 기술을 배우고 견주기를 해보는 등 직접 택견을 체험해보는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외국에서 타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하람 학생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환호하는 국민대팀 선수들
Q. 국민*인들에게 택견 동아리 미르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택견에 대해 우스꽝스러운 동작만을 떠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합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부드러운 동작을 통해 상대를 넘어뜨리고 제압하는 매력적인 무술입니다. 유네스코(UNESCO)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민족 고유의 무예를 수련하는 자랑스러운 동아리입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 대학 생활 등에 대해서도 부원들이 함께하는 가족 같은 동아리이기 때문에, 택견을 배우는 과정도 마냥 어렵기만 하지 않을 것입니다. 택견이라는 무술에 흥미가 있으신 분, 다양한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싶으신 분이라면 택견 동아리 미르는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끝으로 우리나라 전통 무예인 택견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어느 국가를 가더라도 그 지역 특유의 문화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다른 것과 차별화 될 수 있는,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임을 드러내는 요소인 것이다. 러시아의 삼보, 일본의 유도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술 중 하나인 택견.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온 소중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수련하는 동아리인 '미르'에 대해 알아보았다. '용'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미르'와 우리나라 전통 무예인 '택견'은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인 듯하다. 미르의 선수들을 통해 전통을 계승한다는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수많은 스포츠 사이에서 무엇을 배워볼지 고민하고 있다면, 택견을 통해 우리의 무술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