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Blue sky Mongolia.”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몽골은 광활한 초원과 아름다운 하늘을 가진 나라이다. 낮게 떠 있는 구름이 너무나 예뻐 처음 가는 이들은 종종 하늘만을 바라본다. 몽골 하면 단순히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 모습이 떠오른다. 몽골어와 몽골법 수업, 세계적인 축제 나담과 몽골을 가장 잘 표현하는 국립공원 테를지까지, 지리적으로 가까우나 몽골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국민*인을 위해 2015 하계 SGE(Sungkok Global Exposure)에 선발된 법과대학 15명 학생의 여정을 들어보자.
▲테를지 국립공원에 있는 몽골 전통 가옥 '게르'이다.
몽골 국토는 남한 크기의 15배의 면적을 자랑하지만 인구는 30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수도 울란바토르에 백만 명이 밀집되어 있어, 유목민과 지방에 사는 거주민들을 제외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광활한 초원에서 전통 가옥인 ‘게르’에 사는 몽골인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관광객에게 가장 몽골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유명한 관광지인 테를지(Terelj) 국립공원이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약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위치하여 수도에서도 쉽게 갈 수 있다.
테를지 국립공원에는 넓은 초원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말과 각종 동물을 볼 수 있다. 승마체험과 낙타 체험도 있고 몽골 전통 음식인 뜨겁게 달군 돌에 양고기와 각종 채소를 넣은 허르헉(Horhog)도 먹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전통 가옥인 ‘게르’이다. 얼핏 텐트처럼 보인 이곳에서 잠도 자고 식사도 해결하며 몽골 유목민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밤하늘의 별이다. 수많은 별이 모여 은하수를 이루고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다양한 별자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담 축제는 몽골에서 가장 큰 연간 행사이다. 매년 모든 도시와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며 공식적인 경기는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한다. 몽골 고유 씨름, 활쏘기, 말타기로 구성된 나담 축제는 약 3일간 몽골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수백 명의 어린이와 어른이 다양한 부족을 나타내는 의상을 입고 거대한 행진을 벌인다. 경기장 주변은 각종 전통 의상과 음식을 엿볼 수 있고, 활쏘기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다. 몽골은 나담 축제 기간에는 대부분의 직장과 음식점이 휴업한다. 이 시기만큼은 모든 사람이 축제를 즐긴다.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몽골국립대학교
몽골국립대학은 울란바토르 시내에 위치한다. 몽골에서 가장 좋은 대학 중 하나로 일명 모이스 대학이라고 불린다. SGE 선발된 15명의 법과대학 학생은 약 2주 동안 몽골어 수업과 몽골법 수업을 수강했다. 몽골어 수업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몽골인 선생님이 한국말로 수업을 진행했다. 반면 몽골법 수업은 현직 모이스 대학교수가 몽골어로 수업하며 그 옆에서 동시통역으로 수업의 이해를 도왔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몽골 대학에서 짧은 기간 동안 그들만의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생소한 몽골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 몽골어 선생님과 몽골 친구를 소개한다.
Q. 한국에서 7년 넘게 살다가 몽골로 돌아왔는데, 현재 어떤 일을 하시나요?
몽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한국으로 갔어요. 몽골은 교과 과정이 10년이라 대학에 입학하면 18살이에요. 대학을 졸업해도 22살밖에 되지 않아 주로 외국으로 공부하러 많이 가요. 저는 한국에 도착해서 어학당에서 1년 넘게 한국어를 공부했어요. 어학당에서 공부를 마치고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졸업 후에는 아는 선배의 로펌 사무실에서 1년 일하고, 몽골에 돌아와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현재 NSC 국가안전보장회에서 일하고 있어요.
Q. 한국에서 공부할 동안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언어가 가장 어려웠어요. 저도 같은 학생이라 한국 학생과 똑같은 수업을 듣는데, 1학년 때는 정말 따라가기 힘들었어요. 대학생으로 다양한 활동을 누리고 싶기도 했는데, 수업과 과제, 시험만 해도 빠듯했어요. 또 타지에서 혼자 사는 게 어려울 때도 많았어요. 의지하고 기댈 사람이 필요했는데, 한국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주었어요. 아직도 동기와 친구들은 연락하며 지내고, 한국에 올 때면 꼭 만나고 다시 돌아가곤 해요.
Q. SGE 프로그램에 선발된 15명의 학생과 몽골어 수업을 한 소감이 어떤가요?
사실 이번이 제가 가르치는 첫 번째 한국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같아요. 너무 짧은 시간이라 어디서부터 가르칠지 몰랐는데 다들 너무 잘 따라줘서 고마웠어요. 몽골어 수업도 좋았지만 잠깐 쉬는 시간에 다들 몽골의 문화나 일반적인 몽골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마지막 수업에 몽골어 시험도 봤는데 다들 높은 점수가 나와서 놀랐어요. 처음에는 잘 따라줄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유쾌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었어요.
Q. 다른 몽골 학생과는 다르게 ‘나래’라는 한국이름이 있는데, 그 이름에는 어떤 사연이 있나요?
벌써 세 번째 SGE 한국 학생들을 도와주고 있어요. 매번 2주 넘게 같이 좋은 추억을 만들면서 서로 친해졌어요. 그러다 작년에 한 한국학생이 한국 이름을 지어줬어요. 한국 학생이 몽골에 오면 몽골식 이름을 지어주는 데 반대로 제 한국 이름을 만들어줬어요. 제 몽골 이름은 어용다르에요. ‘어용’은 똑똑하다는 뜻이고, ‘다르’는 보석이라는 뜻이에요. 이렇게 몽골 이름은 제각각 뜻이 녹아있어요. 이번 한국 학생은 성까지 지어줘서 신나래가 되었어요. (웃음)
Q. 몽골 대학 문화는 한국과 같은 점과 다른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있을까요?
수업이 가장 다른 거 같아요. 몽골은 모든 수업이 토론 수업이라 2시간 동안 질문과 답변을 반복해요. 그래서 절대 잠드는 학생이 없어요. 또 학점 받기가 매우 어려워요. A 받기는 정말 힘들고 대부분 B나 C를 받아요. 교수님 재량으로 학점을 주어서 가끔은 모든 학생이 C를 받기도 해요. 건물도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한국은 대학이 있으면 그 주변에 다 모여 있는데, 법과대학은 시내에 있고, 다른 단과대학 건물은 다른 곳에 있어요. 그래서 같은 과내 선후배 동기들과 더욱 끈끈해져요. 대학가 주변이라 이 주변 음식점이 가격이 저렴한 편이에요. 학교에서도 식당이 있는데, 식당이라기보다 간식거리를 파는 매점 형식이에요. 보통 2천 투르크(1,400원)와 4천 투르크 사이로 샌드위치, 도시락, 핫도그 등을 팔아요. 마지막으로 많이 궁금해하는데, 몽골 사람은 정말 말을 잘 타요. 어릴 적부터 말을 타고 놀기 때문에 대부분 탈 줄 알아요. 하지만 요즘에는 도시에서 태어난 몽골 사람은 말을 잘 못 타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도 아직은 친구들의 이상형이 말을 잘 타는 남자일 때도 많아요.
Q. 나래의 꿈은 무엇인가요?
법과대학 학생이다 보니 대부분 변호사가 꿈이에요. 대학 졸업 후 인턴 같은 형식으로 2년 정도 일하고 변호사 시험을 봐서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그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어요. 그래서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조금씩 모으고 있어요. 아직 확실히 어떤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법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모이스 대학에서 교류하는 한국 대학으로는 국민대학교가 유일하다. 몽골은 헌법을 1992년에 제정했다. 비교적 짧은 법의 역사로 현재 몽골과 한국 간의 법적 교류는 활발한 편이다. 또한 한국 학생이 몽골에 가기도 하고 반대로 몽골 학생이 한국으로 오기도 하면서 한몽 간의 관계를 끈끈하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어렵고 힘든 부분을 몽골 학생들이 때로는 한국 학생들이 서로 발 벗고 도와준다. 앞으로의 더 좋은 인연으로 깊은 관계를 맺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