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THE 국민* 버킷리스트 : 내가 진짜로, 정말로 하고 싶은 일들
박차현 15.08.11 조회수 11008


버킷리스트(Bucket list). 캠퍼스를 거니는 대학생들에게 꽤나 친숙한 단어다. 서점에서 자기계발도서 코너를 스쳐 지나갈 때 눈에 자주 들어오기 때문일지도, 혹은 다소 감성적인 새벽 2시에 방 안에서 혼자 스탠드를 켜고 앉아있을 때 눈앞에 자꾸 아른거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들 잘 알고 있듯이 버킷리스트는 ‘내가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단어에는 텍스트가 주는 '뭔가 열정이 샘솟는 것 같고 희망에 부풀어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은 느낌'과 상반되는 유래가 감춰져 있었다. 그리고 버킷리스트의 유래를 알고 난 뒤에 국민*인들의 ‘진짜’ 버킷리스트가 궁금해졌다.

 

 

 

버킷리스트는 중세 시대에 교수형이 집행되거나 자살을 할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차버리는 행위(Kick the bucket)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Kick the bucket’은 ‘죽다’라는 의미의 숙어로도 자주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개봉되었던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이후에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대학생들의 버킷리스트를 살펴보면 ‘유럽 배낭 여행 가기’, ‘토익 만점 받기’, ‘ALL A+ 받기’는 단골손님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의문이 들었다. 만약 버킷리스트의 유래처럼 정말 내가 지금 바로 교수형이 집행될 상황에 놓여있다면, 목에 밧줄이 감긴 채 양동이를 차기 바로 직전의 상황이라면 과연 저런 것들을 해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될까? 그래서 궁금했다. 국민*인들의 ‘진짜’ 버킷리스트가 말이다. 그리고 두 명의 국민*인 정경남(신소재공학부14), 고현준(언론정보학부14)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먼저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일단 지금의 나이는 25살. 그리고 대학교 2학년생입니다. 어떻게 보면 남들이 보기에 조금 느린 과정을 밟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의 제가 살아온 과정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한의사라는 꿈을 이뤄내기 위해 많은 도전을 거듭했었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학교인 국민대까지 오게 되었어요. 제가 한의사라는 직업을 꿈꿨던 가장 큰 이유는 ‘상호 간의 사랑’을 가장 몸소 실천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뭔가 말이 어려운 것 같지만 ‘상호 간의 사랑’이라는 것을 저의 인생의 척도로 삼고 항상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음, 그리고 저는 예술 활동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특히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현재는 그런 쪽에 많은 관심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버킷리스트도 음악 쪽과 관련이 많이 되어있어요.

 

Q.그렇다면 음악과 연결된 정경남씨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제가 몇 가지 꼽은 버킷리스트들 중에 음악과 연결된 버킷리스트는 바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에요. 꼭 전문적인 피아니스트가 아니더라도 나의 매 순간을 피아노로 표현하고 더 나아가 나와 음악,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와 제 여자친구와 함께 할 결혼식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평생을 함께할 소중한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한 노래를 바치는 것, 신부에게도 제게도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 같아요. (웃음)

 

Q.또 다른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익스트림 스포츠를 통해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에요. 버킷리스트에 대해서 생각해보면서 내가 정말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봤는데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하늘을 난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이면서 동시에 굉장히 두려운 일이라도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상을 가지고 꿈을 꾸면 극복해야 할 현실이 보이고, 현실에서 또한 이상을 계속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는 하늘을 나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도전한다는 것이 나의 이상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하늘을 꼭 날아볼 거예요.

 

 

 

Q.그렇다면 정경남씨의 ‘진짜’ 버킷리스트가 단순한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약속이요. 저의 버킷리스트를 이뤄가는 데 있어서 계획을 세울 것이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는 저의 약속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생각한 것, 내가 다짐한 것들을 나 자신과 약속하는 것인데  그러한 저 자신과의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지켜질 수가 없을 거예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데에서 잃어지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약속’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이제 마지막으로 버킷리스트를 이뤘을 미래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까지 너무나 짧은 인생이었지만 지금까지의 너의 인생이 직선보다는 곡선에 가까웠지. 하지만 너가 알다시피 정말 인생에 있어서 답은 바로 나 자신이잖아. 너의 버킷리스트를 이루었을 때 30대가 채 되지 않았을 건데, 고생했다. 진짜 고생했어. 너가 말하고 생각했던 것을 지킨 것만으로도 정말 멋진 사람이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 앞으로 또 다른 너의 버킷리스트를 수단을 위한 수단, 꿈을 위한 꿈으로 생각하고 계속해서 꿈을 향해 가자.

 

 

 

Q.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23살 고현준입니다. 나이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삼수를 해서 겨우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짧지 않은 입시 생활 끝에 얻은 대학 생활인만큼 좋은 사람들과 정말 재미있고,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엔 사진이라고는 휴대폰으로 찍는 것 말고 다뤄본 적이 없는데, 학부 생활을 하면서 DSLR을 카메라를 다루게 되면서 사진에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생활에서도 카메라와 사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또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카메라와 사진이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습니다.

 

Q.카메라와 사진의 어떤 매력에 빠지시게 되었나요?
카메라를 제대로 만져본 건 대학교에 와서부터이지만 사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어렸을 적에 아버지께서 주말만 되면 저희 형제를 데리고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시면서 사진을 찍어주곤 하셨어요. 그래서 아직도 양쪽 어깨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메고 우리 형제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선명해요. 그래서 학부 생활을 하면서도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면 ‘나도 아버지처럼 잘 찍을 수 있다.’라는 생각에 더욱 카메라와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이라도 그 사진 속에는 수많은 구상과 노력이 담겨있다는 점이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그렇다면 고현준씨의 버킷리스트도 사진과 관련되어 있나요?
저의 모든 버킷리스트가 사진과 관련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한 일부분인 건 맞아요. 사진과 관련된 버킷리스트를 말하자면 제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을 많이 남기는 것이에요. 평소에 저는 사진을 찍을 때 정말 여러가지 생각을 해요. 그런데 생각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내가 사진에 담으려고 했던 것들이 뒤죽박죽되어서 기대했던 사진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러면서 계속 다른 사람은 어떻게 찍는지 신경 쓰면서 제 시선보다 남의 시선에 맞춘 사진만 찍게 되고요. 그래서 제 스타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남 눈치 보지 않은 그런 사진들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그리고 그 사진들을 아버지와 함께 보고 싶어요.

 

Q.마지막으로 고현준 씨에게 ‘진짜’ 버킷리스트란 어떤 의미인가요?
살면서 계속 해야 되는 것,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것이요. 그리고 내가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못 이뤄내는, 조금 거리가 있는 버킷리스트일지라도 머리털을 쥐어뜯으면서라도 앞으로 나가면서 성취해 내야죠. 그렇게 하면서 제 인생을 살아가야 후에 제가 정말로 죽을 날이 왔을 때 ‘내가 내 인생에서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면서 살아왔구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 나중에는 온전한 제 스타일의 버킷리스트가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싶네요.

 

 

 

버킷리스트는 마치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가는 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배의 선장이 되어 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면서 인생의 항로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만 할 것 같은, 취업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그러한 버킷리스트가 아니라  우리 청춘들의 인생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진짜’ 버킷리스트여야 한다. 그 버킷리스트를 성취하는 상상만으로도 당신을 설레게 하고 가슴을 뛰게 하는 그것이 당신의 '진짜 버킷리스트'일 것이다. 당신의 진짜 버킷리스트가 당신 인생의 항로에 놓일 수 있도록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