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많은 사람들이 주위의 시선과 평판을 너무 의식하여 자기 자신을 표출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여기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자신을 당당히 내세울 수 있게 도와줄 책이 있다. <미움 받을 용기>에서는 세상은 불의와 부조리로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세상은 사실 간단하고 명료하다고 생각하는 철학자와 논쟁을 벌이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상적인 점은 작가인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가 실제 철학자와 청년의 모델이라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기반으로 해서 이 시대의 청년들의 고민을 타파해보자!
Q.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와 느낀 점은?
서: 제목이 너무 끌렸어요. 모두가 미움을 받고 싶어 하지 않잖아요. 이런 용기가 생긴다는 것은 나를 믿는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미움 받을 용기”라는 제목이 와 닿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철학자가 제 속을 꿰뚫어 보고 얘기해주는 거 같아서 당혹스럽기도 하고 신뢰가 가는 책이었어요.
이: 전 확실히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가 있다고 느꼈어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표현이 돼서 더 공감을 얻는 거 같아요. 그저 위로 식의 내용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상식에서 벗어난 내용을 다뤄서 더욱 신뢰가 가는 거 같아요.
Q. 각자가 생각하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이란?
서: 본인이 진짜 그렇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개인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는 거죠. 각자 차이가 있고 만족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반대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우선 저는 현대 사회가 허무주의적이라고 생각을 해요. 허무주의 자체가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에 기반을 두거든요. 중세시대까지만 해도 신을 통해서 의미를 얻었고 목적을 가졌던 반면에 현대는 일단 보편적인 진리가 없어진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간은 개개인이 모두 고독하고 외롭다고 생각해요. 이걸 조금 달리 생각해 본다면 보편적인 진리가 없는 만큼 개개인은 본인에게 맞는 진리를 만들 수 있는 거죠. 결론은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과 이상을 좇는다면 그게 자유롭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Q. 책에서 자신을 비하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 즉 열등감은 핑계라는 철학자의 주장에 대한 생각은?
이: 저도 원래는 변명 같은 게 있긴 있었어요. 책을 읽기 전에는 철학자의 입장보다는 청년의 입장에 더 가까웠어요. 책을 보면 집에만 있는 여자의 얘기가 나와요. 히키코모리 여성이 집에만 있는 이유를 철학자는 목적론에 입각해서 설명을 하는데 저는 프로이트의 입장인 원인론에서 바라봤어요. 제가 만약에 어렸을 적에 학대를 받은 충격으로 집안에만 있게 되었다면 이건 트라우마로 설명을 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책을 읽은 뒤에는 목적론의 시각으로 바뀌었어요.
Q. 타인의 시선 때문에 타인의 인생을 살았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서: 항상 저도 책에 나오는 청년처럼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왔던 거 같아요. 타인을 어느 순간만이 아니라 항상 의식을 했고 그래서 제 행동에 대해서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나아가 제 의견 역시 피력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집에서만 해도 부모님께서 무언갈 시키시면 하기 싫어도 싫다고 말을 못 하고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서 친구랑 얘기할 때도 여러 가지 생각은 들지만 안 좋은 소리를 들을까 봐 그대로 제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하죠. 그게 아마 용기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상대방이 제 행동을 모두 공감해 주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인 거 같아요. 저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제 의견을 내세우면 혼자 엇나가는 거 같아요. 다른 사람이 되는 거죠.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는 게 오히려 편했어요.
이: 저 역시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편이에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다른 사람들 무리에서 혼자 튀는 건 힘든 일이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을 걷고 싶진 않아요. 늘 벗어나고 싶고 아웃사이더처럼 다른 길을 걷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그 길이 평범한 길은 아니라서 벗어났을 경우 왠지 틀린 길을 가는 거 같고 외롭기 때문에 쉽진 않아요.
Q.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맞추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제가 피해를 보면서까지 맞추려고 하진 않아요. 저한테 웬만한 피해가 오지 않는 이상 주변에 동조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이 다 다르니까 이 사람한테는 이렇게 맞췄다가 저 사람한테는 저렇게 맞췄다가 해요. 하지만 상대방이랑 너무 맞지 않아서 제가 피해를 입을 상황이 오면 다른 길을 택하게 돼요. 제 기준에서 상대방의 요구가 너무 과하다 싶으면 그때는 확실히 제 의견을 전달해요.
이: 이 책을 읽고 철학자의 의견대로 따라가는 게 분명 세상을 살아가는 데 조금 더 편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이해는 하면서도 결국엔 청년의 입장대로 살아가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약간 카멜레온 같은 건데 어떤 사람을 대하냐에 따라 제 자신이 달라지는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진정한 제 모습이 없는 거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철학자는 나 자신을 믿고 가는 확고한 본연의 모습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 해도 자신의 모습을 숨기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제 인관관계가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본연의 제가 없고 약간 끌려다니는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Q. 책을 읽고 난 후 자신을 되돌아 봤을 때,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서: 원래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책에 나오는 청년처럼 내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자신감도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게 제가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았던 거죠. 이제 조금씩 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 가고 있어서 전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제가 생각했을 때 행복하고 자유로워지려면 제가 바라볼 수 있는 목표를 직접 세워야 해요. 본인이 결정한 꿈과 목표가 있고 그것을 이뤄 나갈 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제 앞에 어떤 게 놓여 있는지도 모른 체 아직도 남들이 결정한 길로만 가려고 해요. 목표도 없이 앞사람만 따라가는 거죠.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벗어났다가 괜히 틀린 길을 가게 되고 인생에서 실패할 거 같은 두려움이 아직 남아있어요. 요즘에서야 중국어도 배우고 요리도 배우면서 제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그래서 저는 아직 행복하다고 말하기엔 조금 이른 거 같아요.
청년은 말한다, 꿈이 없으면 불행하다고. 이에 철학자는 말한다, 지금을 살라고, 인생은 멀리 바라보고 사는 게 아니라고 말이다. 어떤 것에 열중하며 계속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달았을 때 그 목표를 자기도 모르게 달성해있을 것이라면서…. 꿈이 없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교수의 말을 떠올려 보자.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또는 현재를 살아라를 의미하며 철학자와 동일한 의미를 전달하는 말이다. 오늘을 충실히 살아간다면 언젠가 뒤를 돌아봤을 때 자신도 모르게 꿈을 이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 당신의 인생은 행복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