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현장을 통해 배운 참봉사,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에 가다
최원석 15.06.08 조회수 10394

 

2015년 6월 1일부터 8일까지, 1주일간 ‘2015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2015 Korea Open International Tournament-ITF-1)’가 열렸다.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취를 위해 뜨거운 땀방울을 흘릴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모인 자리가 됐다. 이들의 지원사격을 위해 뭉친 이들이 있으니, 바로 국민대학교 체육대학 학생들이다. 봉사활동은 물론, 장애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의 열정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국제 대회 지원에 참여할 정도로 그 능력과 신뢰를 인정받는 국민*인들! 지금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체육대학에서는 AASCP(Active Aging Sport Care Project)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9년도까지, 5년간 노년을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체육대학의 모토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단입니다. 비교적 체육활동에 참가하기에 제한이 있는 노인이나 장애인을 지원하고, 적극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러한 현장에 직접 학생들을 보내서 실제 절단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고, 이런 신체적 특성에 의해 어느 정도 제약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합니다.

교육에 있어서, 대상자의 특성에 따라서 어느 수준으로 배려를 해야 하는지가는 수업만으로는 깨닫기 어렵습니다. 사지마비를 가진 선수들 손에 테이핑을 하다보면 스스로 동기부여도 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게 되어 이들을 함께 살아가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식이 변한다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너무 성장하는 것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배려하고 같이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세계 각국의 선수들의 참여가 용이하다는 호평을 받는 국제휠체어테니스 대회이다

 

휠체어테니스는 현재 무려 60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참여하는 등 가장 대표적인 장애인스포츠에 속한다.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는 일본오픈, 대구오픈, 부산오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개최되는 아시아투어를 형성하고 있어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의 참여를 용이하게 해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일반 테니스 경기 규칙과도 큰 차이가 없다. 휠체어를 타고 시합을 해야 하기에 기동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두 번의 바운드까지는 허용이 된다. 장애의 특성에 따라 메디컬 타임 등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외에는 거의 동일하다.

 

▲ 통역, 경기지원, 본부운영, 경기영상분석, 폴퍼슨(ball person)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에는 2013년부터 2015년에 이르기까지, 국민대학교 체육대학에서는 3년간 30~40명의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봤다. 각자 능력에 따라 통역, 경기지원, 본부운영, 경기영상분석, 볼퍼슨(ball person)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1주일간 숙식을 하며 대회를 지원하는데, 올해 경기의 경우 시험 시기와 맡 물리기 때문에 학교 측으로부터 많은 지원과 배려를 받는 편이다. 사회봉사, 현장체험 등의 수업을 통해 학점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협회에서 발급하는 봉사활동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득일 것이다.

 

 

“장애가 생기고 나서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을 해봤어요. 그러다 주변에서 테니스 동호회가 있으니 사람들과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렇게 직접 테니스를 쳐보니 재밌어서 3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어요. 시합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챙겨주는 학생들에게 매우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장애인분들 중에 운동은 커녕 집 밖으로 나가는 일 자체가 없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장애로 인한 두려움은 있겠지만, 우리 학생들처럼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함께 운동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이루리 교수님께 특수체육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대회는 진작 알고는 있었어요. 다만 이번에 처음으로 봉사자로 오게 되었어요. 사지마비 있는 선수의 경기를 봤는데, 테니스공을 발로 올리고 서브를 하시더군요. 그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 어떤 방식으로든 해내는 것을 보고 감동 받았어요.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제약이 있는데도 일반인만큼이나 실력이 출중해서 신기할 정도였어요. 봉사활동도 몸은 힘들 수 있지만, 국제 대회에서 선수들을 직접 보면서 배울 수 있는 것 자체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장애에 좌절했을 법도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정진하는 휠체어테니스 선수들. 그리고 이들을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 함께 1주일의 시간을 보낸 국민*인들. 그들은 함께 했기에 서로를 배려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을 흔한 교훈조차도, 직접 경험해보기 전엔 가슴으로까지 이해할 수는 없다. 어디라도 좋다. 마음 속 끓어오르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고 싶다면, 당장 발걸음을 옮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