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알리는 사람들. 연합뉴스TV 아나운서 이남규 / 국제학부 09 동문
배지운 16.07.03 조회수 19069

깔끔한 인상과 옷차림, 단아한 외모와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고 잘 들리는 청명한 목소리. 언제나 국민들에게 발 빠르게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서는 이들, 바로 아나운서다. 국내 외 뉴스는 물론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그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분주하다. 세상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며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아침을 열고 가장 마지막으로 하루를 닫는 사람들. 그들의 하루와 일상은 어떻게 흘러갈까? 연합뉴스TV 아나운서 이남규 동문을 만나 직접 궁금증을 해결해보았다.

 

Q. 만나서 반갑다. 아나운서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한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TV 뉴스총괄부 앵커 팀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은 모닝와이와 뉴스930이라는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모닝와이는 새벽 4시 반부터 6시 반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어 대한민국 첫 번째로 아침을 열며 뉴스를 전하고 있고, 뉴스 930은 그날의 주요기사 9개를 탑 뉴스로 정해서 생동감 있고 활기차게 전달하는 포맷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전 9시 반부터 진행하고 있다. 

Q. 아나운서의 일주일이 궁금하다. 엄청 바쁠 것 같은데, 보통 일정이 어떻게 흘러가나?

연합뉴스TV 같은 경우는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종료되면 퇴근하거나 다른 업무를 보는 등, 본인의 시간을 각자 활용하는 방식이다. 본인의 스케줄에 따라 출근하는 시간도 다르기 때문에 딱 고정되어 있다고 말할 수는 없고 각자의 흐름에 따라 일정이 진행된다.
우리는 주6일 근무이기 때문에 주말 중 하루는 반드시 일을 한다. 또 휴일의 개념이 없고 휴일에 오히려 근무가 많다. 연휴에도 우리는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뉴스라는 것이 끊기는 것이 아니고 항상 흐르고 있고 또 그것을 전해드려야 하기에 근무는 조금 빡빡한 편이다.

 

 

Q.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서 비춰지는 아나운서의 모습만을 보게 되는데, 실제로 카메라가 돌아가기까지 준비하는 과정 또한 복잡할 것 같다. 어떤 흐름을 거쳐 방송이 시작되게 되나?

오전 8시 뉴스를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 쉽게 설명 해보겠다. 일단 2시간 전에 일찍 출근해서 미리 예약해놓은 프로그램의 분장(방송을 위한 메이크업 등)을 받는다. 다른 앵커나 기자, 출연자들과 겹치지 않게 조율된 일정에 따라 분장을 받고, 의상실에 가면 의상이 미리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바로 옷을 갈아입는다. 입사를 하게 되면 각자의 치수를 재서 의상을 준비 해주기 때문에 이렇듯 항상 준비가 되어있다. 이후 뉴스 총괄부에 배치된 자리로 가서 사전 준비를 시작한다. 컴퓨터에 접속하면 내가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들의 목록이 있고, 각각의 프로그램마다 *큐시트(Cue sheet) 안에 당일 어떤 뉴스가 어떤 순서로 진행될지가 나와 있다. 이걸 보고 미리 사전 정보에 대해 숙지하고 필요 자료들을 준비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합뉴스TV는 더욱이 24시간 보도 전문 채널이기 때문에 각종 속보가 떴을 때를 대비해 더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방송 10분 전이 되면 마이크와 인이어(In-ear) 등의 장비를 착용하고 스탠바이에 들어간다. 오디오 감독님이 인이어를 통해서 오디오 테스트를 진행하고, 조명 감독님은 앵커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잘 담기도록 조명을 체크한다. 이런 여러 준비가 모두 끝나면 큐가 들어가고 방송이 시작된다. 카메라 화면에 글자가 쭉 올라오고 이 글을 보면서 뉴스를 진행한다.

*큐시트: 극이나 라디오·텔레비전 프로그램 따위를 만들 때, 무대 감독이나 기술 담당원을 위해 여러 가지 큐를 상세히 정리한 표.

 

 

Q. 아무리 앞에서 대본이 나온다고 하더라고 생방송이기 때문에 변수도 많고 돌발 상황도 많을 걸 같다. 방송을 진행하는 순간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앵커들이 쉽게 방송할 수 있도록 카메라 화면에 올라가는 글씨들은 AD(조연출) 분들이 관리한다. 그런데 가끔 PD의 결정에 따라서 뉴스의 중요도나 흐름에 따라서 순서가 바뀌게 된다. 또한 속보가 뜨면 이 속보 위주로 가기 때문에 큐시트에 나와 있는 순서 전체가 뒤엎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앵커들은 받은 큐시트보다는 인이어로 피디가 말해주는 순서로 정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앵커가 순서를 놓치거나 혹은 조연출이 순서를 놓치면 나가야하는 영상과 앵커가 읽는 내용이 다르게 나가는 사고가 나가기도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대본만 읽으면 안 되는 이유다. 따라서 앵커들은 어떤 전달사항이 내려올지 모르기 때문에 이 인이어에 귀를 기울이면서 집중하고 있어야한다. 그런데 이 인이어를 통해 앵커하고만 대화하는 게 아니라 피디는 조명감독이나 음향감독, 영상감독,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 조연출 모든 이들과 대화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방송 중 기사를 전달하는 와중에 인이어를 통해 흘러나오는 내용을 캐치하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처음엔 이 인이어에 적응까지의 과정이 힘들었다.

 

 

Q. 생방송으로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첫 방송 때는 어땠나?

12월 28일! 아직 날짜도 생생히 기억한다.(웃음) 저녁 7시, 5분짜리 코너 하나였다. 얼굴도 처음 3초 밖에 안 나올 정도. 8~9개의 기사를 쉼 없이 계속해서 읽으면 되는 거였는데 연이어 읽기 때문에 집중해야 하는 일이었다. 첫 방송이 시작되고 카메라 앞에 서 있는데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보통 짧은 코너를 진행할 때는 ‘간추린 뉴스를 전해드리는 무슨 코너입니다’와 같은 간단한 멘트도 자율적으로 말해야 하는데 그 말조차도 생각이 안 났다. 속으로 ‘망했다’만 반복하고 있었는데 막상 큐 사인이 떨어지니까 입이 떨어지더라. 오로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만 가지고 어찌어찌 넘겼던 것 같다. 긴장을 평소에 잘 안하는 성격인데도 너무 떨렸다. 카메라가 돌아갈 때는 안 떨리는 척 멘트를 했지만 영상이 나갈 때는 대본 들고 있는 손도 덜덜 떨렸다. 사람이 긴장이 되면 호흡이 흔들리고 말도 빨라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대본에 미리 ‘천천히, 여유롭게’ 와 같은 표시를 해 두었고 이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신입 앵커의 첫 방송은 회사 모든 분들이 다 지켜보기 때문에 더 떨렸다.

 


 

Q.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해프닝이나 방송 중 실수가 있다면? 

처음 방송을 준비할 때는 오디오감독님께서 마이크 테스트를 한다고 해서 Tv에서 본 것처럼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셋~’ 이렇게 했는데 모두 웃으시더라.(웃음) 방송을 할 때는 이렇게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읽으며 말을 하듯 길게 얘기해야 하는데 그 사실도 몰랐다. 최근에는 큰일도 한 번 있었다. 
아침 방송 진행을 위해 새벽 3시 반쯤 출근해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탈의실에 들어갔는데 문이 고장 나서 갇히게 되었다. 옷걸이로 어떻게든 문을 열어보려고 해도 꿈쩍도 안 하더라. 새벽이라 사람도 없었고, 경비 직원 분도 의상실에서 멀리 떨어져 계셨기 때문에 아무리 소리 질러도 듣는 사람이 없었다. 

분장실에선 분명 4시에 분장을 받기로 된 사람이 안 오니까 선배 중 한 명이 나를 찾다가 의상실에 갇힌 걸 발견했다. 시설 팀에 연락해서 문을 열려고 했는데 오래된 옛날 문이라 해체 작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내가 못 나올 것을 대비해 방송도 두 명이 진행하기로 한 걸 혼자 진행하는 방향으로 급하게 수정이 들어갔다. 4시 20분에 스탠바이하고, 25분에 광고, 30분에 방송이 시작되는데 가까스로 탈출해 1분 만에 분장을 마치고 극적으로 방송에 투입됐다. 급하게 방송에 들어가게 되는 바람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하느라 애 먹었던 것 같다.(웃음)

Q. 아나운서가 많은 대학생들이 꼽는 선망의 직업인데, 준비 시기부터 지금까지 그 과정이 남 달랐을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준비를 통해 아나운서가 된 건가?

1년 정도 준비한 것 같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비교적 빨리 합격했는데, 운이 정말 좋았다. 14년 12월 20일, 토요일이 내가 처음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등록했던 날이다. 내가 다녔던 학원은 생활 스터디라는 학습 방식이 있었는데, 말 그대로 하루 종일 학원에서 생활하며 공부하는 거였다. 학원이 오전 10시쯤 문을 열면 내가 9시쯤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기본적인 발성, 발음, 호흡부터 시작해서 신문도 읽어야하고 책도 읽어야하고 한국어도 공부해야 하고 시사 상식도 꿰야 하고… 정말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온 종일 공부하다가 가장 늦게 학원에 남아 문을 잠그고 집에 갔다. 그래서 별명이 경비 아저씨였다.(웃음) 학원 정규 수업기간이 끝나고도 따로 스터디 반을 신청해서 계속해서 공부하고 연습했다. 아나운서 직종과 관련된 분들도 많이 만나면서 도움을 얻기도 했다. 지금까지 마음먹고 뭔가 도전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이번만큼은 정말 ‘제대로 해보자’라고 각오하고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또 따로 휴학하고 아나운서를 준비한 게 아니라 학교생활과 병행하면서 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극한까지 몰아서 좀 더 집중해서 도전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Q. 보통 아나운서라고 하면 언론을 전공한 학생들이 준비하기 마련인데, 지역학을 공부했음에도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색적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전공과는 정말 무관한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언론을 전공했다고 해서 특별히 유리한 점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기자나 PD쪽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언론을 공부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고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아나운서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자기만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용과 출신, 체대 출신 등 다양한 공부를 했던 분들이 실제로 아나운서 선배 중에도 많이 있다. 전공은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나운서 시험을 보기 위해서 면접을 보면 보통 많은 지원자들이 어렸을 적 방송 관련 경험이 있거나 방송인을 오랫동안 꿈 꿔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도 딜레마가 생겼다. 나도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처음엔 “전 어렸을 적부터 방송을 꿈꿔왔고…” 이런 식으로 말했다. 이렇게 꾸며서 말하다보니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아마도?). 그 이후, 다시 한 번 내가 왜 아나운서를 하고 싶었는지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니 그냥 내 성격이 가장 큰 이유였다. 많은 남성들이 그렇듯 제대 후 제 진로에 대해서 막연히 고민해보다가 수많은 직업 중 문득 아나운서가 떠올랐다. 일단 멋있지 않나.(웃음)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발표하는 걸 싫어하지 않고 즐기는 편이었다. 이런 나 하고도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나운서를 직업으로 가지면 폼나고 멋있을 것 같았다. 솔직히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나운서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고 많은 것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만만한 직업이 아님을 느꼈고 그렇게 폼 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피나는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아나운서에 대해 배우면 배울수록 더욱 빠져들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준비하면서 내 목소리가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게 좋았고, 매일 아침마다 신문을 읽고 정리를 하는 내 모습이 좋았고, 각종 현안들에 대해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써보는 나의 모습이 좋았다. 이런 것을 즐기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이런 변화가 너무 즐겁고 기분 좋았다. 실제로 아나운서가 된다면 얼마나 더 즐겁고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나운서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이런 부분인 것 같다.

Q.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장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나. 본인이 생각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TV에 나오는 것(큰 웃음). TV에 나온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너무 기분 좋고 뿌듯한 일이더라. 생판 모르는 사람이 나를 보고 멋있다고 해주고,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이 방송을 챙겨보며 나보다 기뻐해주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 또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가지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반듯하고, 착해 보이고, 말 잘할 것 같고, 똑똑해 보인다 등등. 나를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저는 아나운서입니다’라고 했을 때 위에서 말한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내가 다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점도 싫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좋았다.(웃음)


 

Q. 장점을 말했으니까 단점도 궁금하다. 일을 하면서 겪는 애환이라든지 아나운서만의 애로사항 같은 것이 있다면 뭐가 있나?

보도전문채널 앵커로서 급박한 속보나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꼼꼼히 알고 파악하고 있어야한다는 사실이 부담이 많이 된다. 언제나 현장 속에서 사는 기분이다. 다른 면에선 아마 일상적인 부분이다. 남자다 보니 친구들과 있으면 편하게 술도 먹고 이런 저런 얘기도 자유롭게 하면서 자유롭게 있고 싶지만, 이제는 혹시라도 누군가 날 알아보고 안 좋게 생각할까 항상 행동을 조심하고 신경 쓰게 된다.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직업인만큼 제약도 많이 생기고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Q.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이 정말 많은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까!’를 많이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어떤 역량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우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겉모습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물론, 실제로도 외양적인 요소가 반영된다고는 하지만, 그런 외면의 모습 이전에 호흡, 발성과 같은 기본적인 능력과 각종 지식은 물론, 어떠한 현안에 대한 본인만의 생각과 소신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요소는 기본을 갖추고 난 후에 준비를 해도 충분히 갖출 수 있는 능력들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확고하게 자신의 꿈을 밀고 나갈 수 있을 만큼의 본인의 확신과 각오가 필요한 것 같다. 아시겠지만 아나운서는 일 년 혹은 2~3년에 시험을 한번 치르고 그 중에서 한 명 내지 두 명을 뽑는다.(지상파 기준) 많이 힘들고, 그 좁은 합격의 문에 마음이 꺾이게 된다. 중도에 포기치 않으려면 본인에 대한 믿음과 직업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본인만의 색깔도 중요한 것 같다. 대부분의 여자 아나운서들처럼 미스코리아 출신인 것보다 아프리카에서 해외봉사를 했던 사람이 더욱 매력적인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다.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본인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기본 능력 위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경험과 특색이 입혀질 때 가장 좋은 것 같다.

 


 

Q. 같은 아나운서라는 직업 내에서도 여러 분야로 나뉘는 것 같다. 전현무 아나운서,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동일한 직업이지만 각자 다른 분위기나 이미지가 많이 다른 것처럼. 본인이 생각하는 아나운서의 길은 어떤 길인가?

이 문제에 관해 요즘 생각이 많다. 현실적으로 보면 손석희는 힘들다.(웃음) 손석희 씨는 기자 출신이다. 나 같은 경우 아나운서 준비를 통해 앵커가 되긴 했지만 어떻게 보면 기자를 거치지 않았기에 전문 앵커가 아니다. 고민해봤으나 기자라는 분야는 나와 잘 맞지 않을 것 같고, 뉴스는 아나운서의 기본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며 경력을 쌓고 다양한 분야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요즘 프로그램 또한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빙과 라디오 같은 부문도 도전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라디오 진행이 가장 해보고 싶다. 아직 나도 출발 단계에 서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앞으로도 많이 고민하고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아나운서나 미래의 언론인을 꿈꾸는 국민*인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꿈에 대한 길이 정해졌다면 뒤돌아보지 않고 제대로 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뮤지컬이든 해외 봉사든 어린 나이에, 대학생 때 할 수 있는 걸 모두 해봤으면 좋겠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어떤 직종이든 선배들이 다 하는 말 같다. 나중에 이것저것 간보지 않고, 여기저기 눈치 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길에 마음잡고 매진할 수 있도록, 그런 마음이 생기기까지 경험을 많이 해봤으면 한다. 아나운서를 준비한다고 해서 관련 경험만 찾는 것이 아니라 이색적인 모든 이력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흔한 길보다는 새롭고 다양한 경험.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일에 시간을 쏟으며 보다 색깔 있는 경험으로 하루하루를 장식했으면 한다.  

 

 

스스로의 성격과 능력에 대한 이해와 미래에 대한 결정을 믿고 노력할 때 맺을 수 있는 결실이 바로 꿈이다. 그러나 자신이 택한 길 하나만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아침을 열고, 하루를 닫으며 세상 곳곳에 오늘과 내일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직업. 늘 어김없이 바쁘고 분주한 아나운서의 일상이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과 나아갈 미래를 얘기하는 그의 눈빛은 하나의 망설임도 없이 멋지게 일렁이고 있었다. ‘나’에 대한 믿음과 확신으로 변화를 만들어낸 그의 모습처럼 우리도 조금 더 당당하게 자신을 가꾸고 도전할 때, 보다 아름답게 빚어진 자신만의 색깔과 마주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