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류 열풍은 언제나 뜨겁다. 국내 아이돌 가수들의 팬을 살펴보다 보면 외국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들 또한 해외로 수출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이런 것처럼 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교류를 통해 그 나라 국민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어, 여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통칭하여 '공공외교'라고 한다. 그리고 외교부에서는 매년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 실습원'을 선발하여 약 48개국에 있는 우리나라의 재외공관에 파견시킴으로써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삿포로 총영사관'에서 파견 중인 국민*인 김대성 학우도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 실습원에 선발되어서 이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 자, 그럼 지금부터 김대성 학우가 말하는 합격 스토리와 현재 활동 경험담에 눈과 귀를 집중해보자.
Q. 이번에 합격한 공공외교 현장실습이란 무엇인가요?
먼저 ‘공공외교’라는 단어에 관해서 설명 해 드릴게요.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외교는 경제력이나 국방력 등 물리적 힘(Hard Power)을 기반으로 정부 간의 소통과 협상 과정이라면, 공공외교는 전통적인 외교와는 다르게 문화, 예술, 언어 등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기반으로 해서 대상 나라의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 그들의 마음을 사고 감동을 주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문화교류를 통해 그 나라 국민에게 우리나라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우리나라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여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공공외교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한류’를 통칭하는 K-pop이나 드라마, 한글, 한식, 한복 등이 있겠지요. 그리고 이번에 제가 합격한 해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은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해외공관에 파견되어 대상 공관의 공공외교 업무에 대해 현장실습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6개월 동안 진행되며 총 48개 재외공관에 1명씩 파견되게 됩니다.
▲2016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원 오리엔테이션 사진
(출처: http://www.publicdiplomacy.go.kr)
Q. 어떻게 외교부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처음부터 외교부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어요. 해외에서 하는 일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학교 국제교류팀의 홈페이지를 자주 들락날락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작년에 2015년도 해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의 공지사항을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에도 기회가 있다면 참여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올해 그 공지를 보고 신청하게 되었는데 운이 좋게도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공공외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외교부 홈페이지보다는 공공외교 홈페이지 (http://www.publicdiplomacy.go.kr)를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해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원 이외에도 여러 국민참여형 공공외교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으니 자신에게 맞게 지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삿포로로 가겠다고 결정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삿포로로 파견을 가게 된 것은 저의 의사였습니다. 지원할 때 지망 공관을 3지망까지 쓸 수 있는데, 저는 1지망은 주 삿포로 총영사관으로 쓰고, 2-3지망도 전부 일본으로 썼습니다. 영어도 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유창한 쪽이 일본어이기도 하고 저의 해외경험도 전부 일본에서의 경험이었기 때문에 일본 쪽으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삿포로를 쓰게 된 것은 제가 사실 더위를 엄청 타는데 삿포로는 워낙 북쪽에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고 해서 쓴 경향도 없지 않아 있어요. (웃음)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도쿄 같은 대도시보다는 조용한 시골이라고 해야 할까요? 자연이 아름답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기도 해요. 또 삿포로에 직접 가보신 적이 있는 아버지께서 "삿포로는 너에게 딱 어울리는 낭만적인 도시"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하셔서 1지망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 등지의 지원자가 부족한 해외공관의 경우 영어를 잘하시는 분 같은 경우에 희망공관에 지망하지 않으셔도 배치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Q. 거기서는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주로 맡는 일은 당연히 공공외교에 관련된 업무입니다만, 해외공관에서 공공외교에 관련된 업무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서 공공외교와 관련된 일 외 해외공관의 여러 가지 일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것도 공관마다 워낙 다른 점이 많아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저의 경우에는 주로 한국과 관련되거나 홋카이도의 정세에 관한 신문기사의 번역,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가는 글의 번역과 같은 번역 업무가 많은 편입니다. 또 행사가 있을 때 장소를 물색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고 한일관계에 대한 심포지엄이 있다면 직접 방문하여 내용을 정리하고 사진을 찍는 것처럼 정보를 수집해서 나중에 보고하는 일을 합니다.
▲ 좌) 쉐어하우스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실습을 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실습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라고 하면 역시 현지에 적응하는 것을 뽑을 수 있겠네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적도 있어서 그나마 조금은 나은 편이었지만 현지 숙소를 공관에서 직접 잡아주지 않기 때문에 현지 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숙소를 구한다든지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만약, 교환학생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생전 처음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리도 어렵고, 친구들을 만들기도 더 어려울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적응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한국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으로 생활하는 것의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분명히 있으므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실습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아무래도 외교에 관련된 업무이다 보니 딱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생각보다 넓은 범위의 일을 하고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해외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 해외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위해 해외에서 일하는 것의 장단점을 말씀 해 주신다면?
제가 외국에 나와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느끼는 것이 ‘우리나라는 정말 작은 나라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평생을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뼈를 묻는 분들도 예전에는 정말 많았지만, 지구본에서 찾아보는 우리나라가 정말로 조그마한 나라인 것처럼 한 평생을 한 나라에서만 사는 것은 조금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 나와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한국 안에서만 있었다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넓은 세상과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외국으로 나오는 것은 말리고 싶어요. 일단 우선은 외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으로 갈수록 이런 문제가 중요합니다. 또 막상 부푼 꿈을 안고 외국으로 나왔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생활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모두들 영화 같은 삶을 꿈꾸시겠지만 외국에 나와서도 결국은 현실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에 나오시기 전에 깊게 고민해보고,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 등을 이용해서 외국에서 직접 생활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럼 이번 활동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이번 활동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라고 하면 역시 주변에 이러한 활동을 준비하거나 실제로 다녀오신 분들이 없어서 준비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야 했고, 면접도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로 봐서 좀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실제로 합격한 선배들이나 준비했던 사람들이 있어서 자기소개서부터 면접정보까지 서로 공유하더라고요. 면접장에서는 실제로 몇 명이 면접관으로 들어오는지, 무슨 질문을 하는지 까지 대충 알고 오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아무래도 정보를 많이 알고 면접에 임하게 되니까 그 자리에서 그 분들이 굉장히 부러웠어요. 저 또한 합격하게 된다면 같은 활동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인터뷰에도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웃음) 또 활동에 들어와서는 전에 활동했던 기수 분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빠서 많은 정보를 얻지 못했어요. 실제로 파견을 와서 일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달랐던 점도 있어서 당황했지만 예전에 일본에서 생활했던 경험과 직원 분들이 워낙 잘 챙겨주신 덕분에 감사하게도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Q. 그럼 본인이 생각하기에 본인이 해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원에 선발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이번 활동에 선발되었다고 하면 다들 제가 어마어마한 ‘스펙’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같이 지원하신 분들에 비하면 외국어 능력도 평범하고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전공도 관련 전공이 아니고요. 그런데도 제가 이번 활동에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생각했을 때 교환학생 시절 쌓았던 다양한 경험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의 'ibaraki university'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주변의 고등학교에 가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문화교류센터에서 주최하는 한국 요리 교실에 참가해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또한 일본의 축제에도 직접 참여하고 다양한 문화교류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기회가 많이 찾아오지만 귀찮다고 생각해 별로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것이 즐거웠고 그 활동들로 인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런 문화교류 활동들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같이 제출했던 것이 가장 큰 저의 무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그럼 본인처럼 외교부 활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위해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은 외교부 활동이라고 하면 단순히 외무고시를 보거나 공무원으로 활동하는 일들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생각보다 외교부에서 하는 일은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꼭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외교부의 활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꼭 공무원 이외에도 다른 길도 많으니 그런 길들도 염두에 두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보셨으면 좋겠고, 재외 공관의 경우 행정직원을 각각 공관에서 결원이 발생할 때마다 홈페이지에서 모집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공공외교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국민 참여형 공공외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생각날 때마다 들어가셔서 확인하시면 좋은 기회를 꼭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구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스펙에 연연해서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라는 말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번 활동을 준비하면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4학년인데 졸업은 언제 할 거냐? 취업할 때 도움은 되는 거냐?”와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취업은 분명 중요한 일이지만 제 생각에는 취업이 인생의 목표가 아닌 이상 ‘스펙’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넓고 즐거운 세상을 너무 옮아 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4학년 2학기를 마쳐야 하고 다른 분들처럼 착실히 ‘스펙’을 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할 때 분명 고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제 인생에 가장 빛나는 기억들은 소위 ‘스펙’이 되지 않는 활동에서 얻은 추억들이었습니다. 특히, 주변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말리면 말릴수록 좋은 활동이었던 것 같아요.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책들에 분개하면서도 왜 우리는 어떤 기회가 주어지면 ‘이 활동이 내게 스펙이 될까?’하는 고민을 먼저 하는 것일까요? 여러분의 행복과 가능성을 ‘스펙’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묶어두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활동도 나중에 저의 ‘스펙’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스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 최대한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살면서 언젠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한다. 그 때에 그 기회를 잡느냐, 놓치느냐는 바로 자기 자신이 그 동안 준비를 해 왔는지 아닌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받아드리게 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쌓아온 자신만의 커리어가 현재 자신이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 실습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 주었다고 말하는 인터뷰이를 통해 이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막연해서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그저 현재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 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그 노력들이 배가 되어 자신의 앞날에 등불을 켜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