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우리 역사 속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민중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들의 투쟁의지와 민주화에 대한 염원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동노래를 지었다. 2015년 현재 국민대, 그러한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중가요를 노래하는 중앙동아리가 있다. 거기다 창설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패명을 쓰고 있단다. 지금부터 다른 밴드동아리들과 달리 조금은 특별하고 다른, 시대의 역사를 잊지 않고 '노래'로써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아우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동아리 아우성이란?>
아우성은 국민대학교 안 유일한 민중가요노래패이다. 1985년 민주화 운동을 하던 선배들에 의해 처음 창설되었고 올해로 30년이 되었을 정도로 그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창설되었을 당시에는 통기타 하나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었었지만 현재는 드럼, 베이스, 기타, 신디(키보드)같은 악기들도 다루면서 더욱 폭 넓은 음악을 하고 있다.
<패명제로 활동한다>
아우성은 동아리멤버 모두가 이름이 아닌 패명으로 활동한다.노동운동을 하던 선배들이 잡혀갔을 때 함께 운동한 사람의 이름을 대라고 (본명을 대면 잡혀가기에) 그때 패명을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선배들은 서로의 본명도 모르고 패명만을 알고 지냈지만 현재는 sns가 발달되어있어 동아리원 모두 서로의 본명을 알고 지낸다. 하지만 서로를 본명으로 부르지 않고 패명으로 부르며 과거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한 패명은 명명식을 통해 지어진다. 동아리멤버 모두가 모여 있는 자리에서 각자의 상처부터 시작해서 진솔한 이야기를 동아리원들이 들어주고,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패명을 함께 지어준다. 처음엔 이것이 오글거린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제는 밖에서 만나도 본명보다 패명을 부를 정도로 정말 친해졌다.
<아우성의 1년을 말하다>
아우성의 1년은 정말 바쁘다. 1년에 봄과 가을 두 번의 정기공연이 있고, 신입생들은 또 따로 가을과 겨울에 품평회와 워크샵을 한다. 신입생들의 기준에서 봤을 땐 총 4번의 공연을 치루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들의 1년을 더 자세히 들어보자.
-봄, 가을 정기공연
정기공연은 복지관 지하1층에서 진행된다. 작년 가을엔 ‘두비두바’를, 이번 봄엔 ‘아우성 정신병원’을 제목으로 공연했다. 이번에 한 ‘아우성 정신병원’같은 경우엔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걸 보고 비정상이라고 하지만 비정상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는 주제의 내용이었다. 무대에서 사랑 병 이야기를 할 때는 파란불을, 마음병 때는 노란불을, 정신병 때는 빨간불을 켜면서 연주했다. 곡들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공연 곡에 대한 정확한 지표는 있다. 가장 먼저 주제회의를 하고, 여러 개가 나오면 그중에서 다수결로 정한다. 그 다음에 선곡회의를 다시 해 정해진 주제에 맞는 총 10~12곡을 추려낸다. 곡들은 인디밴드, 락, 자작 등 다양하게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로서 볼거리가 많다. 특히 이번 10월 말 정기공연은 아우성 30주년으로 꾸며져서 민중가요 11곡을 무대에 올린다.
-여름 품평회, 겨울 워크샵
품평회와 워크샵을 말하자면 신입생들에 의한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선배들에게 혹독하게 평가받는 자리이기도하다.
먼저 여름에 하는 품평회는, 선배들이 정해주는 곡과 신입생들이 직접 선정한 곡을 합쳐 대략 6곡을 공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연을 모두 마친 후에는 같이 무대에 앉아 선배들에게 칭찬과 때로는 직설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겨울방학 때는 워크샵을 한다. 품평회와 달리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신입생들이 만든다는 것이다. 연습 스케줄을 짜는 것부터 해서 무대연출까지 공연을 위한 모든 것은 신입생들에 의해 꾸며진다. 또 이번 신입생들은 다음 연도에는 집부가 돼서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경험해보라는 의의도 있다.
-동방 락 페스티벌
아우성이 주최하는 동방 락 페스티벌을 열기도 한다. 소규모 공연이지만 1년에 두세 번 열리는데 아우성 선배의 재량이라 열리는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한다. 타동아리도 참여가능하고 자작곡과 커버곡을 주로 부른다. 아우성 락 페스티벌에서 1등을 한 자작곡은 정기공연에 오를 기회를 얻기도 한다. 아우성 동아리 원 같은 경우, 락 페스티벌이 정기공연에 반해 가지는 장점으로 공연 때 하지 못한 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참여한다.
<아우성 회장 인터뷰>
Q. 과거에 비해 현재는 동아리에서 민중가요를 부르는 게 적어졌나요?
민중가요란 큰 뜻 자체가 민주화운동을 하는 저항적인 서민적 노래문화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k-pop이나 가요를 많이 부르는 세상으로 바뀌었고요. 그래서 현대 사회적으로도 노동운동을 했던 시대 때 민중가요를 많이 불렀던 것처럼은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아우성은 저희들의 방식으로 전통을 이어가며 활동 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재는 가요를 더 많이 다루지만 정기공연마다 꼭 마지막 노래는 민중가요로 마무리해요. 멤버들이 모두 나와 떼창형식으로요. 또 예전엔 기타 하나만 가지고 민중가요를 불렀듯이, 추억을 되새겨 늘 엠티 때는 기타를 가져가서 선배들의 주도 하에 같이 민가를 부르는 시간도 갖습니다.
Q. 아우성 멤버들 모두가 패명제로 활동되는데 기억에 남는 패명비화 좀 얘기해주세요
저희 패명은 단순히 별명처럼 지어지지 않아요. 모두 특이한데 그것은 외관으로만이 아닌, 명치 끝까지 걸려있던 자신들의 이야기로 지어졌기 때문 이에요. 너무 개인적인 건 빼고 굳이 하나 꼽자면, 13학번 선배의 ‘해마’란 패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것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나왔는데 예전에 자신이 입 가볍게 여기저기 남의 이야기를 하고 다니다가 친구들과 멀어졌다고 해요. 그래서 입이 무거워지라고 ‘해비마우스’ 줄여서 ‘해마’로 했었어요!
Q. 몇몇 민중가요는 인터넷에 유명할 정도로 퍼져있기도 한데, 국민인*들에게 추천해줄 민중가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개인적으로 가슴에 와 닿았던 곡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꽃다지의 ‘주문’이란 곡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이번 30주년 아우성 공연 곡으로 연습하고 있는 곡이기도 한데 엄청 희망찬 가사여서 부를 때마다 신이 났어요. 특히 ‘우리는 지금보다 강하게’ 부분은 곡에서 20번은 나오는데 들을 때마다 저절로 힘을 얻어가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그런 힘을 공연을 보실 국민인*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정하게 되었고,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유정고밴드의 ‘이 길의 전부’라는 곡을 가장 좋아해요. “좋은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내가 살아가는 이 길의 전부”라는 가사로 곡이 시작되는데, 처음 이 곡을 불렀을 때 제가 좋아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생각나면서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리고 엄청 경쾌한 멜로디라 우울할 때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이 곡 또한 국민인*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Q.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다면?
새로운 시도를 했던 작년 가을공연에 한 ‘Do be do bar’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 당시 보통, 정기공연은 11-12곡 정도를 하는데 공연러닝이 길어져 총 14곡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길게 공연했음에도 관객들에게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었다는 평을 받아서 모두에게 정말 뿌듯했던 기억으로 남게 되었어요. 또 bar형식으로 무대를 저희가 직접 꾸미고 고민상담의 방식으로 새롭게 공연진행이 되었었는데, 앞으로 관객들의 호응도 얻을 수 있는 무대를 연출해야겠다는 걸 배웠던 날이었어요. 마지막으로 1년에 신입생들은 공연이 4번이나 되다보니까 가족만큼이나 가까워진다는 것도 좋았어요. 그 점이 저희 아우성만의 특성이기도 하고요.
Q.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볼 국민*인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민중가요노래패 라고 하면 되게 부담스러워 하시거나 꺼려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그러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오히려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동아리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많이 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 환영입니다.(오디션을 보거나 따로 가입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아요) 또 특히 올해 아우성이 30주년을 맞아 10월 말에 공연을 하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예전에 비해 아우성에서 민중가요를 덜 부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들은 지금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다루지만 그 속에서도 민중가요를 부르려고 노력하고, 예전의 전통을 자신들의 식대로 이어나가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무뎌지고 잊혀져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세월이라는 벽이고 바꿀 수 없을 과거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 순간이 오기까지의 희생과 과정들을 잊지 않고 조금이라도 전하려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고. 단순히 마음과 생각만이 아닌, 행동으로 행하는 의지 또한 전혀 뒤처지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국민*인들 또한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응원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