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ROTC(학군사관), 정말 궁금하지 말입니다!
박효연 16.04.12 조회수 22330

각 잡힌 제복, 머리 위의 베레모, 한 손에는 007 가방. 캠퍼스를 걸어 다니다보면 여느 학생들과 다른 차림으로 많은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학군사관 후보생을 일컫는 ROTC(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학생들이다. 딱딱하고 각 잡힌 모습에 같은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진다. “왜 ROTC를 할까?”, “ROTC도 술을 마실까?”, “ROTC는 딱딱할 것 같아!” 등, 여러분은 ROTC에 대한 고정관념과 궁금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국민*인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인터뷰를 준비해보았다.

 

▲국대전에서 실시된 사전 설문 조사(좌), 학생들의 질문을 모아 만들어진 박스(우)

 

오프라인 조사와 <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를 통해 ROTC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받아보았다. 이 질문 중 20개를 추려 재미있는 인터뷰 박스를 준비해보았다. 학생들의 궁금증을 ROTC 학생들이 직접 무작위로 뽑아보고 대답해주는 것이다. 그럼 오늘의 인터뷰를 담당해줄 ROTC 학생 두 명을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손 : 안녕하세요. ROTC 55기 경영학부 13학번 손정민입니다.

윤 : 안녕하세요. ROTC 55기 식품영양학과 13학번 윤아리영이라고 합니다.

 

ROTC에 대해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ROTC가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손 : ROTC는 4년제 대학교의 재학생 중에 필기고사, 체력검사, 면접평가의 선발과정을 걸쳐서 우수자를 선발한 후에 3, 4학년 생활동안 군사교육 및 군사훈련을 통해서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를 말해요.

윤 : 육군사관학교를 비롯한 사관학교 생도들과 함께 임관을 하지만, 제도의 성격과 방법이 다른 것이에요. 처음부터 학교로 입학하는 것과 대학을 다니면서 군사교육을 받게 된다는 차이점이 있어요.

 

 

그럼 이제 질문을 뽑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ROTC의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윤 : 저희 국민대 학군단같은 경우는 월, 화, 수, 금요일에 아침운동이 7시 10분부터 시작해요. 7시부터 100명 가까운 후보생들이 운동장에 모여서 8시 10분까지 한시간정도 운동을 진행해요. 운동이 끝나고 나면 그 후는 각자 기숙사에 들어가서 개인시간을 가지게 돼요. 수업이 있는 후보생들은 수업을 듣고, 각자 할 일을 합니다.

손 : 또 저희가 축구, 농구, 그리고 라이딩까지 총 3개의 동아리가 있어서 아침운동 후에 시간되는 사람들끼리 운동을 더하면서 친목을 쌓아요. 운동이 끝나고 나서는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보내면 돼서, 일반 대학생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운동을요? 대단하네요! 그렇다면 기숙사 생활은 군대 내무반 생활과 비슷하신가요?

윤 : 전혀 그렇지 않아요(웃음). 내무반 생활처럼 딱딱하지 않고 일반 대학생 생활과 비슷해요. 대신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사는 곳 인만큼 청결과 행실을 조금 더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손 : 저녁 11시 복귀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늦게 될 경우 각 기수별로 있는 기숙사장 후보생에게 미리 연락을 해요. 만약 연락을 하지 않고 늦는 사람들은 문제가 되지만 아직까지 그런 경우는 없었어요.(웃음)

윤 : 늦으면 다들 반드시 보고를 해요. 청소는 항상 하는데 특히 1주일에 한 번씩 수요일마다 대청소를 해요. 기숙사장이 자체적으로 모든 방과 공동으로 쓰는 샤워실과 조리실의 위생 상태에 대해서 내무검사를 진행합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구역은 방마다 담당구역을 정해서 청소하구요. 만약에 내무검사를 했는데 너무 미흡하다 싶으면 해당 인원들에게 벌점을 부여해요.

 

▲서부교류전에서 국민대 학군단의 모습(좌), 동계입영훈련에서 훈련의 진행 모습(우)

 

약 110여개의 학교에 ROTC가 존재하는데요. 다른 학교와 교류가 있으신가요?

손 : ROTC는 전국에 여러 권역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저희는 그 중에서도 서울서부권역에 속해있어요. 서부권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봄, 가을에 체육대회를 같이 진행하고 있어요.

윤 : 서부권역 친선교류전이라는 이름으로 체육대회를 진행하면서 그 시간을 통해서 다른 학교 동기들을 만날 수 있어요. 입영훈련(방학을 이용하여 진행되는 실제 군사 훈련)때 만났던 동기들을 경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되게 반가워요. 서부교류전이 가장 크고 공식적인 행사고, 훈련을 같이 다녀온 동기들끼리 따로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해요. 타 학교 동기들과의 교류는 자주 하는 편이랍니다.

손 : 작년 서부권역 친선교류전에서 자랑스럽게도 국민대학교 학군단이 축구종목에서 2번이나 우승했어요. (웃음)

 

방학 때는 실제 군사 훈련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힘들 것 같아요.

손 : 학군단 생활을 하면서 총 4번을 가게 돼요. 첫 번째는 2학년 겨울방학 때 2주를 다녀와요. 여름에는 4주, 그 다음 겨울은 2주, 마지막으로 여름에 4주로 훈련을 가면 공식적인 입영훈련은 끝납니다. 입영훈련에서 훈련장에 갈 때에, 20kg짜리 군장을 메고, k-2 소총을 들고, 산속까지 걸어서 가는데, 당연히 남녀 가릴 것 없이 똑같은 조건 속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합니다.

윤 : 학군사관 55기가 전국에 4000명정도가 있어요. 4000명의 동기들을 반으로 나뉘어서 1차 훈련과 2차 훈련으로 나뉘어서 진행돼요. 56기 2000명과 합해져 총 4000명이 한 곳에서 훈련을 받게 돼요. 전국단위로 섞여서 훈련을 받고 생활관도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등 전국의 동기들과 함께 생활해요. 같이 훈련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고 훈련이 끝난 후 따로 연락해서 만나기도 해요. 전국의 동기들을 만나서 함께 훈련을 받으니 이 많은 사람들이 ‘나의 동기다’라는 생각이 들어 든든합니다.

 

▲농구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상), ROTC 내 동아리들(하)

 

ROTC 안에도 동아리가 있다는 것이 신기한데요. 동아리에 활동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손 : 축구, 농구, 라이딩까지 해서 총 3개의 동아리가 있어요. 라이딩은 좀 생소하실텐데요. 단장님과 훈육관님(ROTC의 군사교육을 대표해서 담당하는 직업군인)하고 여러 후보생들하고 같이 친목도모를 위해 한강과 같은 곳을 자전거로 완주하는 동아리에요. 한 달에서 두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진행하고 있어요.

윤 : 동아리는 반드시 동아리원만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타동아리 후보생들도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농구동아리인데, 학군단에 들어오기 전에는 구기종목 운동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동기, 선배 후보생들과 같이 농구를 하다보니까 재미를 붙이게 돼서 얼마 전에는 단장님, 훈육관님, 그리고 다른 후보생들과 같이 농구경기를 직접 관람한 적이 있어요. 다 같이 응원하고 끝난 후 치킨과 맥주도 마시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국민대 학군단은 너무 돈독해보여요! 국민대 학군단만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른 자랑거리가 있다면 더 말해주세요!

윤 : 국민대 학군단은 자랑하고 싶은 점이 너무 많아요. 특히 동기들과의 우정, 선후배 사이의 돈독함, 아버지같이 챙겨주시는 단장님과 훈육관님을 자랑하고 싶어요. 특히 단장님과 훈육관님 께 지도를 받으면서 느끼는 것인데, 사랑으로 훈육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버지처럼 챙겨주시고, 항상 선후배 사이의 부조리는 없어야 함을 강조하시면서 선배는 후배를 챙겨주고, 후배는 선배를 잘 따라야 한다고 많이 강조해주세요. 그 덕분에 선후배 사이도 다른 학군단에 비해 더욱 돈독한 것 같아요. 저희가 자주 후배들 밥도 사주고요! (웃음) 친목을 많이 나눠요.

손 : 동기들이랑 우정도 빼먹을 수 없어요. 55기는 총 51명이 있는데요. 각기 다른 과에서 모인 51명의 동기들이 같은 마음으로 ROTC를 하는 거잖아요. 다 같이 훈련을 다녀오고 운동을 하면서 같은 경험을 하니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되게 잘 알고 1년 지냈지만 하루 종일 보니까 정말 전우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ROTC의 007 가방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있나요? 설마 총...?

손 : 절대 없어요.(웃음)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되게 많이 받는 질문이에요. 가방 안에는 저희도 대학생이다 보니까 전공서적이나 수업에 필요한 것들을 들고 다녀요. 노트북을 챙기기도 하고...

윤 : 보통 책, 공책, 필통처럼 평범한 것들이에요. 일반 대학생들 가방하고 다를 것이 없어요. 총은 실제로 저희도 훈련을 가야 만질 수 있답니다.

 

가방부터 시작해서 단복까지 ROTC는 일반 대학생들과 다른 면이 꽤 있잖아요. 무엇이 가장 다르신 것 같나요?

윤 : 신분이 하나 더 있다는 것? 대학생은 대학생인데, 저희는 학군사관 후보생으로써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는 점 그것이 가장 다른 것 같아요. 이에 따른 책임도 져야하고 규율도 엄격히 따라야 한답니다.

손 : 모든 일에 있어서 더욱 조심해야하는 것 같아요. 저희 신분에 맞는 책임이 더욱 커진 것 같고 같은 행동을 해도 다르게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단복을 입고 있을 때는 특히 저의 행동이 ROTC 전체의 행동을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게 돼요.

 

ROTC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이런 ROTC를 보통 시작하는 이유는 어떻게 되나요?

손 :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보통 직업군인으로써 장기복무를 원해서 육군사관학교를 지원했다가 떨어진 친구들도 있고, 학교를 다니면서 직업군인 쪽으로 진로를 변경해서 지원한 친구들도 있어요. 취업을 위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제가 알기로는 없어요. 보통 ROTC라는 것이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같은 경우는 이왕 가는 군대를 조금 더 능동적으로, 즉 장교가 되어 지휘를 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윤 :저는 중학교 때 꿈이 군인이여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사회이슈에 관심이 많아 신문을 많이 봤는데 군인들 기사를 많이 접하면서 동경심이 생기게 되었어요. 제복도 너무 멋있고 직접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웃음) 중학교 때의 꿈을 이뤄보고 싶어 ROTC를 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여자 후보생들 같은 경우는 정말로 군인에 뜻이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벌써 2년차 ROTC 생활에 접어들게 되셨는데,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손 : 부모님이 자랑스러워 해주시는 것이 가장 기쁠 때예요. 사람들에게 먼저 “내 아들이 ROTC다” 해주시면, 제가 부모님의 자랑이 된 것 같아 보람이 있어요. 작게는 매일 하루를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고 상쾌하게 하루를 맞이하는 것도 정말 보람 있답니다.(웃음)

윤 : 저도 부모님이 굉장히 자랑스러워 해주세요. 그런 부분도 뿌듯하고, 입영훈련 때, 애국가가 나오는 순간이 있어요. 아침 점호를 하면서 구령에 맞춰 도수체조을 하다가 애국가가 나오는 순간 4천명의 후보생들이 딱 멈춰서 차려 자세로 애국가를 불러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애국가를 부르는 몇 분 동안 정말 항상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애국심이 굉장히 고취돼요. 그 고요함 속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이제 마무리를 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 있으신가요?

윤 : ROTC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하고 싶어도 내가 지원해서 과연 붙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시기 전에 열심히 준비하셔서 도전하시면 그 결과는 항상 따라오는 것 같아요. ROTC 생활은 충분히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저도 내년이면 대학을 졸업하고, 1년이 남았지만 아쉽지 않게 후보생으로써 그리고 대학생으로써 열심히 생활을 하여 모범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하계 입영 훈련 때 좋은 성적을 거둬서 국민대의 명예를 드높이겠습니다!

손 : 저희가 국민대를 대표해서 전국단위로 훈련하는데요. 국민대를 대표하는 만큼 끝까지 열심히 해서 학교의 명예에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ROTC를 지원하고 싶어도 주위에서 “그런 것을 해서 뭐하냐”, “군대나 빨리 갔다와라” 등의 말씀을 종종 들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하고 싶으시다면 그런 말에 휘둘리지 말고 정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니 두 눈 꼭 감고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길거리에 단복 입으신 분들 있으면 언제든지 궁금한 것을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각 잡힌 단복과 달리 항상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그들을 만나보았다. 때로는 대학생으로써, 때로는 학군사관 후보생으로써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한테서 여느 청춘들과 같은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제복이 제법 익숙해졌다는 그들은 우리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ROTC에 대한 다짐을 말 할 때만큼은 진지한 군인의 눈빛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행보를 국민*인들도 함께 응원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