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대소식

빚 갚으려 투잡 뛰었던 '배민' 창업자, 71억 기부했다 / 김봉진(디자인대학원 10) 동문
현성환 19.03.20 조회수 5752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다친 오토바이 배달원들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억 기부


  
배달 중개 앱 '배달의 민족'을 만든 김봉진(43)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18일 "음식 배달을 하다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배달원들을 위해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개인 돈 20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작년 봄 모금회에 50억원을 쾌척한 뒤 연말에 다시 1억원을 냈다. 이번에 내놓은 20억원까지 합쳐 71억원으로, 모금회에 낸 개인 기부금 중 역대 1위다. 지금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억원 이상 기부한 초고액 기부자는 총 6명 있다. 김 대표는 "저 정도가 개인 기부액으로 최고라는 건 문제"라면서 "더 크게 (기부)할 수 있는 분들도 많은데… 더 많이 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죠" 했다.

배달 중개 앱 '배달의 민족'을 만든 김봉진(43)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18일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억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기부액까지 총 71억원으로, 모금회 개인 기부액 중 최고다. /우아한형제들 

그는 전남 완도에서 자랐다. 고교 시절 내신이 15등급 중 14등급이었다. 서울예대 졸업 후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2008년 가구 회사를 창업했다. 1년 만에 망해서 2억원 빚을 졌다. 그걸 갚느라 수년간 낮에는 IT 회사 직원으로, 밤에는 웹디자인 아르바이트로 투잡을 뛰었다.

빚 갚는 짬짬이 국민대 대학원에 다니며 여러 가지 앱을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배달의 민족' 초창기 버전이다. 그걸 눈여겨보고 사업으로 키워보자는 투자자가 나타났다. 이렇게 다시 도전한 사업이 우아한형제들이다. 이 회사가 '배달의 민족' 앱으로 버는 돈이 연 1626억원이다. 작년 12월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이 회사가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총 3억2000만달러(약 3611억원)를 투자했다.

큰돈을 기부한 이유를 묻자, 그는 "해외에선 더 많은 창업자가 더 많은 기부를 하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하고 있지 않으냐"고 했다. 그는 15세 큰딸, 12세 둘째 딸, 생후 1개월짜리 막둥이 아들을 키우는 삼둥이 아빠다. "애들한테 물려주고 싶지 않으냐"고 묻자, "걔들 물려줄 건 또 따로 있다"고 하더니 기자가 받아적자 "농담이고요!" 했다.

"많이 번 사람이 많이 베풀어야지 그래야 (사회가) 돌아가지 않겠어요? 저도 번 돈을 무조건 다 기부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제가 많이 배우거나 잘나서 (많은 돈을) 번 게 아니에요. 사회적으로 고마운 부분이 많아요. 이를 좀 더 열악한 분들에게 돌려드리는 거예요."

그는 "우리도 배달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 시장에 들어와 있는 사람 중에는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이 많다"고 했다.

"배달원 중에는 신용불량자도 있고, 청소년도 있고요. 이런 사람들은 보험도 제대로 들 수가 없는데, 오토바이 사고가 나면 자동차 사고보다 훨씬 크게 다치거든요. 그분들이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는 2017년 10월 100억원을 사회  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로 그중 71억원을 채웠다. 김 대표는 "그전에 먼저 큰딸한테 '아빠 100억 기부할 건데 괜찮아?' 했더니, 큰딸이 '멋있다'고 했다"고 했다.

"아내도 반대는 안 하는데 약간 걱정은 해요. 기부하고 나서 지인이나 친척들이 '나는 왜 안 도와주느냐' '왜 나는 안 주고 생판 모르는 사람을 돕느냐'고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9/2019031900004.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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